디트로이트 자동차 업체들은 중동 전쟁으로 인해 알루미늄부터 플라스틱, 페인트에 이르기까지 각종 소재 공급망이 압박을 받으면서 올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재무적 충격이 50억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자동차 빅3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그리고 지프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는 모두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원자재 인플레이션 문제를 언급하며, 보다 강도 높은 비용 통제로 이를 상쇄하겠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충돌이 6개월 이상 장기화될 경우, 낮은 수익성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이 할인 판매를 줄이고 차량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GM의 메리 바라 CEO는 이번 주 실적 발표에서 “이란 전쟁으로 비용이 상승했고, 전쟁 지속 기간 역시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그녀는 유가 및 기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부문의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캐딜락 제조사인 GM은 물류비와 DRAM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등을 포함한 원자재 인플레이션이 올해 조정 영업이익을 최대 20억달러 감소시킬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최대 15억달러 감소보다 확대된 수치다. 포드 역시 공급망 비용이 최대 20억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0억달러 증가한 수준이다. 피아트, 푸조, 크라이슬러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는 1분기 동안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 위험 대부분을 헤지하고 있었지만, 2026년에는 그 영향이 약 10억유로(12억달러)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자재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추가 비용 50억달러는,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의 추가 관세로 인해 예상하는 60억달러 규모의 타격에 맞먹는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며 글로벌 해운이 차질을 빚고 있지만, 자동차 업체들은 공급업체들과 체결한 고정가격 계약 덕분에 당장의 충격에서는 어느 정도 보호받고 있다. 하지만 분쟁이 앞으로 두 달 더 지속될 경우, 더 많은 공급업체들이 계약 조건 재협상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같은 가격 인상 효과는 약 6개월 뒤부터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컨설팅업체 BCG의 자동차 부문 파트너 알버트 바스는 “이제는 단순한 일시적 문제라고 말할 수 있는 시점은 지난 것 같다”며 “몇 주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오고 비용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큰 부담은 알루미늄 가격 상승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알루미늄 가격은 전쟁 발발 이후 최대 16% 급등했다. 알루미늄은 차체 패널, 엔진, 도어 등 차량 전반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의 게리트 립마이어 파트너는 알루미늄 가격 상승이 장기화되고 별도의 헤지가 없다면 차량 한 대당 비용이 500달러에서 1,500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포드의 CFO 셰리 하우스는 이번 주 투자자들에게 “이란 분쟁 이전부터 이미 글로벌 산업 전반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며 “그 상황에 중동 문제가 추가된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와 가스 가격 상승, 그리고 플라스틱 생산에 사용되는 원유 기반 소재인 나프타 부족 역시 자동차 내장재, 코팅재, 고무 타이어 등 다양한 부품 가격에 압박을 가할 전망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재무총괄 하랄트 빌헬름은 이번 주 투자자들에게 “올해 초 예상했던 것보다 원자재 비용이 연말까지 더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이 “더 장기화될 경우 일부 원자재에서 병목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업체들은 또한 DRAM 메모리 반도체 비용 상승도 언급했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자동차용 저사양 반도체 생산을 줄이고, AI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반도체 생산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결국 언제 소비자에게 이 비용을 전가할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BCG의 바스는 가장 먼저 가격을 인상하는 업체가 판매 감소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데믹 이후 차량 가격이 이미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소비자들의 부담은 상당한 상태이며, 이는 추가 가격 인상의 여지를 제한하고 있다. 그는 “하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결국 가격 인상을 강행할 수밖에 없게 된다”며 “모든 업체가 동시에 가격을 올린다면 결국 시장점유율은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의 영향은 비단 자동차 시장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다.

월요일 발표 예정인 설문조사 데이터는 이란 전쟁이 글로벌 제조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투자자들에게 보여주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인플레이션 우려 재점화 속에서, 제조업 부문이 2025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위축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4월 JPMorgan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를 두고 경제학자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ING의 글로벌 매크로 리서치 총괄 카르스텐 브르제스키는 제조업이 “약세 국면과 불확실성 확대 시기에 진입했다”고 평가하며, 이번 조사 결과가 위축 구간에 더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3월 조사에서 PMI는 51.3을 기록해 2월의 51.8보다 하락했으며,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인 50에 더욱 가까워졌다. JPMorgan의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마이아 크룩은 이를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미친 부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월 생산 증가율은 3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둔화됐으며,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었던 33개국 중 12개국이 생산량 감소를 경험했다. 여기에는 영국, 멕시코, 호주 같은 주요 경제국들도 포함됐다. 반면 ABN암로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아르옌 반 다이크하위전은 이란 분쟁에도 불구하고 4월 제조업이 강한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선진국들의 플래시 PMI 조사 결과가 4월 들어 강하게 상승했다고 설명하면서도, 이 수치가 공급 기간 장기화에 의해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배송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수요가 강해 공급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제조업 강세 신호로 여겨진다. 그러나 반 다이크하위전은 4월의 경우 전쟁 영향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이 확대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의 상품 무역흑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1조2천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이른바 ‘차이나 쇼크 2.0’을 촉발하고 있는데, 과거처럼 저가 의류나 장난감이 아니라 첨단 전자제품, 친환경 기술, 자동차 등이 다른 국가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은 토요일 4월 무역지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경제학자 전망에 따르면, 4월 무역흑자는 820억달러로 예상되며 이는 3월의 510억달러보다 증가한 수준이다.

중국 경제 일부에서 부담 요인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석탄과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가스 가격 급등의 영향이 다른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적다. 이는 중국 내 비용 상승 폭이 다른 국가들보다 작다는 의미이며, 결과적으로 중국 수출의 가격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

씨티(Citi) 애널리스트들은 이러한 현상이 유럽연합(EU)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들은 “이란발 에너지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중국이 보다 견고한 에너지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시아(특히 아세안 국가들) 및 유럽 일부 지역 대비 중국 제조업의 상대적 경쟁 우위가 다시 부각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이란 사태의 여파가 중국 수출을 장기간 지지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1분기 무역 증가세는 매우 강했지만, 중동 지역의 지속적인 무역 차질과 저소득 원유 수입국들의 수요 둔화로 인해 향후 몇 분기 동안 무역 성장세는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보유한 재생에너지 및 배터리 공급망 경쟁력이 더욱 큰 수출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이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AI 투자 확대에 나서면서 관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음 주 발표될 미국 노동시장 데이터는, 핵심 인플레이션 지표가 2023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별도 통계 발표 이후 미국 경제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단서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전망이다.

금요일 발표 예정인 비농업 고용지표(Non-farm Payrolls)는 미국 경제가 4월에 단 6만개의 일자리를 추가하는 데 그쳤음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경제학자 전망치 기준이며, 3월의 17만8천개 증가에서 크게 둔화된 수치다. 실업률은 4.3%로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발표되는 미시간대학교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49.8에서 49.4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며, 높은 물가가 소비자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애널리스트들은 경제 성장세가 여전히 견조하기 때문에 미국 소비자들이 “올해를 어떻게든 버텨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그들은 “임금 상승률이 점진적으로 둔화되고 있고, 고용 증가세는 비교적 약하며,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전쟁은 국제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으며, 미국 전역의 휘발유 가격도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소비자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최근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올해 1분기 연율 기준 2% 성장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경제학자 예상치인 2.2%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주의 깊게 추적하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3월 3.5%로 상승하며 거의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월요일부터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들을 “호위 안내(guide)”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일요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초기부터 이란에 의해 봉쇄된 전략적 수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는 여러 국가의 선박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 작전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이란, 중동, 그리고 미국 모두를 위해, 우리는 해당 국가들에 제한된 수로에서 선박들을 안전하게 안내해 자유롭게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한 미국 측 대표들이 “이란과 매우 긍정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논의가 모두에게 매우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프로젝트 프리덤 지원을 위해 유도미사일 구축함, 100대 이상의 육상·해상 기반 항공기, 다영역 무인 플랫폼, 그리고 약 1만5천명의 병력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 이후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브렌트유는 거의 2% 하락해 배럴당 106달러를 조금 웃도는 수준까지 내려왔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란은 일요일, 파키스탄을 통해 전달된 미국의 최신 평화 제안 답변을 수령했다고 확인했다. 파키스탄은 양국 간 중재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에이는 국영 TV를 통해, 미국에 전달한 이란의 14개 항목 평화 제안이 “중동 전역, 특히 레바논을 포함한 전쟁 종식을 위한 내용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억제하려 해온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현 단계에서는 핵 협상은 없다”고 말했다.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의 교전은 4월 7일 휴전이 발효된 이후 현재 중단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토요일, 이란의 평화 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도 테헤란이 “문제를 일으킨다면(misbehave)” 군사 공격 재개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란의 미사일 생산 능력을 “제거(eliminate)”하고 싶다고 말하며, 현재 남아 있는 이란의 군사 역량이 향후 다시 군사력을 재건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쟁의 장기적인 외교적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트럼프와 미국 고위 당국자들은 이란 지도부 내부의 의견 충돌과 혼란이 협상 지연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이란 측에 돌리고 있다. 전 세계 에너지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이 선박들을 공격하면서, 전쟁 기간 동안 해운 활동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가까워졌다.

약 1,000척의 상선과 약 2만명의 선원들이 현재 걸프 해역에 발이 묶여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 많은 선박들이 이번 분쟁과 무관한 국가들 소속이며, 선원들의 “식량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테헤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도 초래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 트레이더들은 현재 원유 시장이 유가를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까지 불과 몇 주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는, 미국이 테헤란으로부터 핵 프로그램 종료에 대한 보장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미·이란 갈등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트럼프 행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기 위해 정보 공유와 외교적 공조를 담당할 국제 연합체(coalition)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주 보도했다. 영국과 프랑스 역시 지속적인 휴전이 확보될 경우 해협 재개방을 위한 다국적 임무를 주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는 NATO 동맹국들이 전쟁에서 충분한 지원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해왔다. 한편 금요일 미국 국방부는 독일 주둔 미군 5천명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미국이 테헤란에게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발언한 이후 나온 조치다.

Detroit carmakers warn of $5bn commodities shock due to Iran war - Kana Inagaki, Christian Davies, Sebastien Ash, FT

US to ‘guide’ stranded ships out of Strait of Hormuz, says Trump - Amy Mackinnon, Najmeh Bozorgmehr, FT

Will the Iran war amplify the ‘second China shock’? - William Sandlund, Ramsay Hodgson, George Steer, 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