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이라크전 당시의 유가 흐름을 비교하며, 전쟁은 5월안에 끝날거고 그 즉시 전쟁 이전 유가레벨인 60불 보다 아래로 내려갈 거라고 주장합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줘야 할지 모르겠는 주장이라 이를 본 포스팅에서 굳이 반박하진 않겠지만, 곧 유튜브에서 이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다만 제가 일단 본 노트에서 바로 잡아주고 싶은 부분은, 지금 우리가 비교해야 될 시장은 걸프전도, 혹은 2003년 당시의 이라크전 당시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물론, 03년 당시의 이라크전은 2011년까지 이어진 유가 상승에 일부 지속적인 리스크 프리미엄을 더했을 순 있으나- 이 또한 지금 발생하는 호르무즈 해협과는 완전히 결이 다른 형태입니다.

주지해 왔듯이, 지금의 해협 폐쇄는 ‘전례 없는' (UNCHARTED) 형태의 공급 차질입니다. 굳이 가장 가까운 사례를 비교하자면_ 이는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을 트리거한 73년, 그리고 79년 당시의 오일 쇼크가 유일합니다.

73년, 79년에는 지금 같은 공개 원유 선물시장이 없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WTI 원유 선물시장은 NYMEX가 1983년에 WTI 원유 선물 계약을 상장하면서 본격화됐습니다. Brent 선물도 1980년대 들어 런던에서 시작됐습니다.

즉 1973년과 1979년 오일쇼크 당시에는 지금처럼 전 세계 투자자/ 헤지펀드/ CTA/ ETF/ 옵션시장이 실시간으로 가격을 흔드는 공개 원유 선물시장이 없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당시의 유가는 지금처럼 하루하루 위아래로 심하게 흔들리는 금융시장에서 파생되는 가격이 아닌, OPEC 공시가격, 장기계약 가격, 정부 가격통제, 현물 부족 가격 등이 단계적으로 반영되는 형태였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70년대 오일 쇼크당시에는 가격이 일자로 상승한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과는 다른 모습(?)인 가장 큰 이유입니다. 허나,

프루츠는 해협 봉쇄가 풀리지 않는 한 향후 유가 또한 월봉 등의 ‘큰 그림’에선 70년대와 같은 모습으로 ‘일자’ 상승할 것으로 전망

합니다.

이미 해협 봉쇄가 70일을 넘게 이어지는 와중 누적된 공급 충격을 정확히 가늠 가능한 곳은 현재로선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사실 지금과 같은 공급 충격은 70년대 두번의 오일 쇼크 당시에도 경험해본 적 없는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단기적인 내러티브와 희망에 따라 무분별한 유가 전망이 득세하고 있으며, 이에 기반한 반도체 랠리는 전일까지 지속된바 있습니다. 허나 이러한 단기적인 내러티브 왜곡은 조금만 큰 그림으로 보면 더 큰 에너지를 응축하여 유가를 더 크게 급등시킬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전일 노트에서 밝혔듯이, 프루츠는 이러한 요인이 이미 누적된 충격에 더해져 대략 5월말에서 6월내 전고점을 뛰어넘는 (아마 150불 이상) 또 다른 급등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1973년 1차 오일 쇼크의 직접적 원인은 73년 10월 욤키푸르 전쟁 직후 OPEC이 미국 등 이스라엘 지원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석유의 금수조치 때문입니다.

즉, 73년 정치적 이유로 인해 발생한 일부 공급 차질의 형태는 지금과 매우 유사합니다. 다만 당시에 실제 원유가 공급 차단됬던 양은 일 평균 약 400만 배럴로 추정되어 일간 기준으로 최소 천만배럴 가량 누적되고 있는 현재 공급차질의 양에는 절반에 가깝습니다.

또한, 금수조치가 시작된 73년 10월부터 조치가 종료된 74년 3월까지 전세계 공급의 누적 손실량은 약 5.3억 배럴에서 6.5억 배럴로 IEA는 추정합니다. 다만 보수적으로 일간 천만배럴씩 금일까지 약 73일간 공급이 차단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_ 현재까지 누적으로 공급이 사라진 양은 총 7.3억 배럴로 추정됩니다.

물론, 기존에 글로벌 재고의 수준이 어땟는지에 대해서는 각자 추정이 다릅니다.

특히 IEA나 블룸버그 등에선 OIL을 GLUT을 외쳐왔으니 그들의 가정대로 글로벌 원유 재고의 출발선이 70년대보다는 많았다고 추정해보록 하겠습니다.

허나 당시에 비해 훨씬 커진 글로벌 경제로 인해 증가한 일간 원유 사용량을 감안하면.. 프루츠가 보기에 여전히 100불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현재의 유가는 최소 약 50%가량 2차 폭등하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남지 않았습니다.

73년 금수조치 직전 OECD 총 재고는 약 26억 배럴, 이외 OECD 제외 국가 및 각종 해상 재고까지 포함한 글로벌 총 재고는 대략 35억 배럴 정도로 추정됩니다. (당시엔 아쉽게도 IEA가 만들어지기 OECD 외 재고는 신뢰도가 비교적 낮은 추정치)

반대로, 저유가 ‘조장’으로 유명한 IEA의 수치에 기반하더라도 26년 이란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중국의 SPR 및 각종 비상업용 글로벌 원유를 모두 포함한 글로벌 원유 재고는 약 82.1억 배럴로 추정됩니다.

다만,

문제는 절대(명목상) 재고량이 아닌 ‘세계의 일간 사용량 대비 실재고’

입니다.

73년 당시에 일간 석유 소비는 약 5800만~6000만 배럴로 추정되며, 26년 ‘IEA’ 추정 기반으로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은 일간 약 1억 660만 배럴에 달합니다. 즉 73년 1차 오일쇼크보다 현재 전 세계의 원유 소비량은 약 60% 이상 더 높은 상태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단순 산술해보면, 일간 천만배럴 공급 차질로 다소 보수적 추정을 기반으로 하더라도 해협 봉쇄전 글로벌 원유 재고는 약 77일치의 여유분을 비축중 이였습니다. 그리고, 앞서 주지 드렸듯이 이미 호르무즈 해협은 약 73일가량 차단되어 있습니다.

이전에도 자주 언급 드렸지만, 프루츠는 기본적으로 70년대와 같은 급진적인 유가 상승을 바란적이 없습니다.

특히 에너지 기업 관점에서 보면, 이런식의 빠르고 급진적인 유가 상승은 에너지 기업 멀티플에 지연되서 반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심지어, 급한 유가 상승으로 결국 고평가된 글로벌 증시의 가격이 빠르게 무너질 경우 많은 에너지 기업 또한 유동성 측면에서 영향 받을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벌어진 일은 벌어진 일입니다. 제가 역사를 바꿀수도 없고, 조금이라도 전쟁의 양상에 영향을 끼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에 맞춰 대비해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유가가 생각보다 길게 횡보할 수록 온갖 글로벌 IB들은 다양한 ‘추측’을 덧붙이며 100불 고착화 및 전쟁 이후 80불 복귀를 전망합니다.

전일자 골드만 삭스 유가 리포트 중 일부

골드만 뿐이 아닙니다. 온갖 IB의 애널들이 최근 들어 전혀 실체 없는 수요 파괴를 논하며 유가 피크아웃을 논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난 노트뿐이 아닌 여러 차례 말씀드렸듯이, ‘명목’상으로도 수요 파괴는 그냥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대다수의 월가 애널 혹은 비에너지 전문가들은 공급 파괴= 수요파괴로 혼동하고 있습니다..

(NOTE #229) 금리를 내리자니 혹은 올리자니 중

욤키푸르 전쟁과 금수조치 이전인 73년 6월부터 73년 8월까지 유가는 이미 여러 요인으로 약 22% 가량 상승한 바 있습니다.

이후, 73년 10월 OPEC의 금수조치 발표로 유가는 단 세달만에 136%가량 추가 상승하여 73년 6월부터 74년 1월까지 유가는 총 184%가량 상승했습니다. 금수조치 이후에도 OPEC의 영향력이 인정되며 고유가는 지속 유지되었고 시간이 지남에따라 단계적 추가 상승한 이후- 79년 들어서야 2차 오일 쇼크가 발생하였습니다. (위 차트 참고)

사실 지금은 시장 가격제라 단기 변동성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어 직진 상승이 어려워 보일수 있습니다.

다만, 프루츠는 그렇게 보지 않고 결국 70년대와 비슷한 급진적 상승이 발현될 것으로 전망하는데_ 일간 변동성을 제거한 월봉 차트 기준으로 아마 유가는 빠른 시일내 (프루츠 추정 약 6월말전) 150불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결코 03년의 이라크 전이나 90년의 걸프전이 아닌.. 큰 그림으로 봤을때 70년대의 직선적인 상승을 닮아 있을걸로 추정합니다.

지금은 말씀드렷듯이 70년대와는 또 다른, 도달해본적 없는 영역이지만 73년 총 6개월간의 상승률을 단순 대입해봐도 대략 150~160불이 다음 타겟입니다.

여기에 더해 가격이 변동하기 시작하면 폭팔하는 원유 시장내 투기성 베팅과, 여전히 지속중인 해협 봉쇄를 감안하면 금번의 2차 유가 상승이 어디까지 갈지 정확히 예측하긴 매우 어렵습니다.

만약 제가 향후 3년 뒤 EXIT을 목표로 주식에만 투자하는 모든 LONG ONLY 펀드 및 ETF(모든 액티브 ETF 포함)중 하나를 골라 금일 꼭 투자해야 한다면, 저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현재 YTD -3.48%를 기록중인 버크셔 주식을 살듯합니다.

(매크로 기반 투자는 안되고, cash 보유도 안되는 조건서 꼭 주식 long-only중 하나를 골라 투자해야만 하는 전제하에서)

제가 봤을때 현 시점 글로벌 헤지펀드를 포함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시장이 직면한 리스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버크셔처럼 ‘자기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투자자는 더욱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