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Rene M Kern
은 와튼스쿨의실무교수이자 알리안츠의 수석 경제고문, 그리고 그래머시 펀즈 매니지먼트의 회장이다.)
내가 경제학, 그리고 이후 금융 분야에서 경력을 시작했을 때, ‘자금의 원천과 사용처(sources and uses of funds)’를 따져보는 작업은 분석의 핵심 기준이었다. 한 나라의 국제수지 상황을 평가하든, 시장이 국가와 기업의 자금 수요를 어떻게 충족시키는지 평가하든, 자본의 공급과 수요를 분석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필수적이었다. 이는 구조적 불균형이 시장 혼란으로 이어지기 전에 이를 식별하게 해주었고, 정책과 포트폴리오 조정을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풍부한 유동성이 오래 지속되던 시대에는 이러한 접근법이 뒷전으로 밀려났다.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 자본시장은 사실상 전면적인 유동성과 신용의 공장처럼 작동했다. 끊임없는 자금조달 물결을 만들어내며 레버리지와 부채를 지속 불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그 체제가 무너진 뒤에는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가 이례적으로 확대되고 금리가 바닥에 고정되는 장기간의 시대가 이어졌다. 그리고 이 체제가 인플레이션이라는 벽에 부딪히고 있음에도, 민간 부문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유동성은 다시 빠르게 밀려들고 있다.
나는 이제 변화하는 현실이 글로벌 자본 수요와 공급 사이의 대규모 불균형이 초래할 부정적 결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시 ‘자금의 원천과 사용처’라는 분석 규율로 돌아갈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본다. 시장 참여자와 정책당국이 이러한 변화를 인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질서 있는 가격 형성과 시장 기능에 대한 위험은 더 커질 것이다.
자본 수요 충격은 놀라운 속도로 다가오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지난주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다. 이 대형 IPO는 전례 없는 규모의 자본 조달로 향하는 구조적 변화의 일부다. 이러한 흐름은 여전히 추진력을 키워가고 있으며, 일론 머스크의 회사에 이어 앤스로픽과 오픈AI 같은 기업들도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밸류에이션으로 시장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 중인 기술 패권 경쟁을 감안하면, 이러한 대규모 자금 조달은 비교적 초기 단계의 자본 투입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며, 이후 추가적인 자금 조달 라운드가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이들은 기술 중심의 더 작은 규모 자금 조달이 광범위하게 누적되고 있는 흐름을 대표하는 상징적 사례이기도 하다.
이 모든 일은 선진국 정부들이 대규모 구조적 재정적자, 국방비 지출 확대, 그리고 훨씬 높아진 금리로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를 차환하기 위한 자금 조달을 모색하는 시점에 벌어지고 있다. 기업들 역시 자본시장 활동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기업을 AI 중심으로 재편하는 일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 경쟁상 뒤처질 경우의 파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비기술 기업들이 ‘놓치면 안 된다’는 두려움에 의해 자본지출 계획으로 밀려 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급증하는 수요를 합리적인 비용의 자본 공급으로 맞추는 일은 훨씬 더 까다롭다. 일부 정부 자금 조달은 가능하겠지만, 높은 부채와 대규모 재정적자로 인해 전체 규모는 제한적이다. 기관투자자들은 투자 가능한 자금, 즉 ‘드라이 파우더’를 보유하고 있지만, 글로벌 자본의 신뢰할 만한 선봉 역할을 해온 자금, 특히 걸프 지역의 국부펀드는 단기적으로 우선순위가 변화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7개 부분으로 나뉜 주요 채권 발행을 통해 2년에서 30년까지 다양한 만기의 채권을 발행할 예정임
이러한 공급 문제에 직면하자, 투자은행들은 ‘리테일 자금’을 찾고 있다. 이는 스페이스X IPO 청약 구조가 어떻게 설계되었는지, 그리고 지수 제공업체들이 얼마나 빠르게 해당 기업의 지수 편입을 추진하고 있는지를 보면 명확히 드러난다. 이는 프라이빗 크레딧처럼 역사적으로 기관투자자의 영역이었던 분야로 리테일 자금 유입 경로를 확대하려는 업계 전반의 욕구 중 일부다. 하지만 이 시도는 투자 기회의 민주화라는 명분과, 리테일 투자자들이 ‘포커판의 호구’로 이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사이의 긴장을 안고 있다. 즉, 더 정교한 투자자들이 높은 밸류에이션에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리테일 투자자들이 동원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다. 양측 모두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할 역사적 선례를 제시할 수 있다.
그다음에는 자금 재배분의 문제가 있다. 리테일 투자자와 기관투자자들이 신규 발행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기존 보유 자산 일부를 매도할 것인가? 이 가능성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이는 단순한 자본 재배분을 넘어, 현재를 조달하기 위해 미래에서 빌려오는 형태로도 나타나는 더 넓은
‘피터에게서 빼앗아 폴에게 주는’ 현상
의 증상이다.
지경학적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글로벌 경제의 너무 많은 부문이 완충 장치를 소진하고 있다. 이는 에너지 재고의 지속적인 감소에서 시작해, 줄어드는 가계 저축, 과도하게 늘어난 소비자 신용, 그리고 기업과 국가 재무제표의 레버리지 확대까지 이어진다.
자본시장이 점점 더 큰 규모로 차입자들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능력은 감탄할 만하지만, 언젠가 자본 경색이 발생할 위험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장기 자금 공급이 여러 전선에서 동시에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자본의 가격은 구조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고, 이는 레버리지가 높은 부문들의 취약성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이런 세계에서는 오랫동안 간과돼 온 ‘자금의 원천과 사용처’라는 분석 규율이 시장의 회복력과 시스템적 혼란을 가르는 기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The inescapable return of an old financial framework - Rene M Ke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