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보고서의 매크로 섹션에서는 에너지 시장, 미국 경제, 그리고 미 재무부와 연준의 정책 전망을 다룬다.
투자 분석 섹션에서는 최근 엔비디아가 AI 인프라 지출을 위해 최대 5,000억 달러 규모의 잠재적 투자 자금을 확보했다고 발표한 내용과, 이것이 관련 산업에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매크로 관점
에너지 시장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된 가운데 에너지 시장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원유 가격 자체는 여전히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이다. 미국의 전략비축유가 방출되고 있고, 더 큰 규모의 중국 석유 비축량도 감소하고 있으며, 가능한 범위에서 여러 우회 수단들이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종 석유제품 가격은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걸프 지역과 러시아의 정유시설이 크게 파손되면서 정제 능력이 상당 부분 훼손됐기 때문이다.
즉 현재의 병목은 원유 자체가 아니라 정유 능력이다. 여기에 정제된 석유제품을 최종 소비자에게 운송할 수 있는 능력까지 포함된다.
크랙 스프레드(crack spread)는 원유 가격과 원유를 정제해 생산한 석유제품 가격 간의 차이를 측정하는 지표다. 휘발유, 디젤, 등유 등 각 석유제품마다 별도의 크랙 스프레드가 존재한다.
크랙 스프레드는 지역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어떤 원유를 정제의 원료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WTI를 기준으로 하는지,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3-2-1 크랙 스프레드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벤치마크 중 하나다. 원유 3배럴을 투입해 휘발유 2배럴과 디젤 1배럴을 생산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정제 마진을 측정한다.
이 비율을 사용하는 이유는 원유 한 배럴을 정제했을 때 나오는 주요 생산물 가운데 휘발유와 디젤의 비중이 가장 크고, 대략적으로 이와 비슷한 생산 비율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7월과 8월 내내 이 스프레드는 사상 최고 수준에 머물러 있다.
두 가지 가운데서는 디젤 크랙 스프레드가 더 높다. 이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운전자들은 자동차에 휘발유를 넣지만, 대부분의 상품 운송은 디젤을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디젤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 기업들은 운송비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압박을 받게 되고, 이는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서 쉽게 내려오지 않는 원인이 된다.
현재 디젤 가격은 갤런당 5달러를 크게 웃돌고 있다. 높은 크랙 스프레드를 감안하면 사실상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수준인 것과 비슷한 가격 구조다.
K자형 경제의 가속
두 개의 속도로 움직이는 경제, 즉 K자형 경제는 미국 가계 가운데 대략 상위 25%는 상당히 좋은 상황에 있는 반면, 하위 75%는 경제적으로 정체된 상황에 놓여 있는 구조를 의미한다.
사상 최고 수준의 주식시장과 사상 최저 수준에 가까운 소비자 심리 사이의 괴리가 바로 이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보라색: S&P500 차트
주황색: 미국 소비자 심리 지수
애틀랜타 연은의 2026년 3분기 GDP 성장률 추정치는 4.3%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한편 8월 7일 발표된 7월 고용지표는 예상보다 부진했다. 경제학자들의 컨센서스는 신규 고용이 8만 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2만 3,000명 감소했다. 여기에 6월 고용도 10만 명 이상 하향 수정됐다.
그럼에도 실업률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노동시장이 여전히 ‘고용도 하지 않고, 해고도 하지 않는(no hire, no fire)’ 국면에 있기 때문이다.
경제활동참가율은 뚜렷하게 하락하고 있지만, 주된 원인은 고령화라는 인구구조적 요인이다. 25~54세 핵심 노동연령층으로 한정해서 보면 경제활동참가율은 거의 횡보하고 있다.
파란색: 미국 전체 경제활동참가율
빨간색: 25~54세 경제활동참가율
K자형 경제의 상단에는 누가 있는가? 주로 자산을 보유하고 통화가치 하락에 노출된 사람들이다. 주식을 보유한 사람들, 부동산을 보유하면서 수년 전 고정금리 모기지를 받아둔 사람들은 상당히 좋은 상황에 있다. 장기적으로는 미술품, 금, 비트코인 보유자들도 마찬가지다. 평균적으로 이들은 연령대가 높은 편이며, 이들 중 상당수는 사회보장연금과 메디케어 지출의 형태로 재정적자의 상당 부분을 받고 있기도 하다.
반면 K자형 경제의 하단에는 주로 통화를 벌기 위해 일하지만 아직 충분한 자산 기반을 축적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생활비는 인플레이션과 함께 상승하지만, 임금 상승률은 통화량 증가율이나 자산가격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다. 여기에 높은 금리와 소득 대비 높은 주택가격까지 겹치면서 주택 소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사실상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 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정치적 좌우 양쪽 모두에서 포퓰리즘 성향을 계속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재정적자와 연준 전망
7월 재정수지 수치가 발표됐는데, 역대 7월 가운데 가장 큰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2026년 7월 미국 연방정부의 세입, 지출, 재정적자.
왼쪽 세입: 3,340억 달러(개인소득세 1,730억 달러, 사회보험·퇴직 관련 세입 1,390억 달러 등)
오른쪽 지출: 7,760억 달러(메디케어 1,740억 달러, 사회보장연금 1,410억 달러, 순이자비용 1,040억 달러 등)
재정적자: 4,320억 달러
이 수치들은 월별로 변동성이 큰 편이다. 예를 들어 이번 달에는 관세 환급금 지급이 재정적자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자비용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현재 연율 기준으로 약 1조 2,50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미국의 국방비 지출보다도 큰 규모다.
역설적으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정부의 이자비용은 더 늘어난다. 그리고 정부가 지급하는 이자소득은 이를 받는 사람들에게 다시 소비 가능한 자금이 되기 때문에, 오히려 특정 형태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재처럼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100%를 넘는 환경에서는 금리정책의 인플레이션 억제 효과가 과거보다 떨어질 수 있다. 정부부채 비율이 35~50% 수준이었던 1980년대와는 구조적으로 다른 환경이다.
군사적으로 보면 미국은 걸프 지역 기지들에 상당한 피해가 누적됐고, 값비싼 요격미사일 재고도 줄어들고 있다. 최근 보고서에서는 태평양 지역의 미군 기지들 역시 상당히 노후화돼 있으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군사력을 광범위하게 분산 배치하고 있는 만큼, 국방비 지출은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사회보장연금, 메디케어를 비롯한 기타 지출도 고령화와 세계 최고 수준의 1인당 의료비 지출 때문에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정치적 양극화로 인해 이러한 지출의 상당 부분은 사실상 고정돼 있어, 대규모 지출 삭감이나 큰 폭의 증세가 쉽지 않다. 비상권한을 활용해 대통령 행정명령만으로 영구적인 고율 관세를 정당화하려는 우회적인 시도 역시 대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이런 정책은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의회를 거쳐야 한다는 이유다.
이처럼 큰 폭의 재정적자는 자산가격 상승을 계속 뒷받침하고 있으며, K자형 경제의 지속에도 기여하고 있다. 나는 여전히 희소성이 높은 우량 자산, 특히 주식과 하드머니에 대해 강세 관점을 유지하고 있으며, 통화와 채권에 대해서는 매력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지난주 부진한 고용지표가 발표된 이후 단기 선물시장은 보다 비둘기파적인 연준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연말까지 한두 차례의 금리 인상이 예상됐지만, 현재 시장 컨센서스는 금리 인상이 없거나 한 차례 정도에 그치는 쪽으로 이동했다. 이는 내가 한동안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있던 방향이다.
큰 폭의 재정적자와 전쟁으로 인한 높은 디젤·휘발유 가격의 조합은 인플레이션을 높은 수준에서 끈질기게 유지시키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의 악순환으로 번진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목표치를 웃도는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연준이 사용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 억제 수단은 이미 대부분 소진된 상태다. 높은 금리는 재정적자나 에너지 공급 차질을 해결하지 못한다. 은행 대출을 다소 둔화시키는 대신 정부의 이자비용을 늘려 재정적자를 더 확대할 뿐이다.
이 때문에 6주마다 나오는 연준 FOMC의 정책 업데이트는 앞으로도 많은 기자와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대체로 ‘금리를 올리면 인플레이션이 잡힌다’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연준이 왜 금리를 더 적극적으로 올리지 않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내 관점에서는 이러한 재정지배(fiscal dominance)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거시경제 분석과 투자 포지셔닝의 방향을 잡는 핵심 기준점이다. 이러한 환경은 대략 2018~2019년부터 이어져 왔으며, 앞으로도 수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5,0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 발표
지난 몇 년간 대규모 AI 투자를 가능하게 한 자금원은 주로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AI 연구소에 투자한 벤처 투자자들의 자금이었다. 그러나 오픈웨이트 모델의 등장으로 이들 연구소의 가격 결정력이 위협받고 있고, 주요 기업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자금 조달은 대부분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상장 과정에서 마지막으로 한 차례 대규모 자금 조달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이후에는 모델의 부분적인 범용화와 상품화가 이들의 자금 조달 능력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이자 더 큰 자금원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막대한 대차대조표였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 오라클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보유 현금을 투입하고 주식과 부채를 발행하면서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반도체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왔다.
그리고 이제 세 번째 자금원이 등장했다.
엔비디아는 최근 블랙록, 블랙스톤, 아폴로, 브룩필드, 골드만삭스, KKR 등 6개 대형 자산운용사와 함께 향후 AI 인프라에 투자하기 위한 5,000억 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이들은 사모펀드, 상장 증권 등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뒤 이를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 용수 등 이른바 ‘AI 공장’을 가동하는 데 필요한 각종 인프라에 투입할 계획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펀드와 플랫폼은 하이퍼스케일러에 투자하는 것보다 AI에 보다 직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동시에 IREN 같은 개별 데이터센터 기업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분산된 형태로 AI 인프라에 노출될 수 있다.
하이퍼스케일러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CAPEX를 OPEX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자본적 지출을 영업비용으로 바꾸는 것이다. 내가 이것을 완전한 의미의 세 번째 자금원이라기보다 ‘일종의’ 세 번째 자금원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대차대조표와 여전히 일정 부분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은 가능한 경우 외부 시설을 임차하기도 하지만, 지금까지는 대체로 직접 데이터센터를 건설해왔다. 따라서 관련 자산과 비용 대부분이 이들의 대차대조표에 직접 잡혔다. 예를 들어 GPU의 감가상각 기간을 얼마나 잡아야 하는지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리지만, 어느 쪽이든 그 결과는 주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 오라클의 대차대조표에 반영된다.
이번에 발표된 5,00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이 본격적으로 실행되기 시작한다면 앞으로 AI 인프라 구축의 더 많은 부분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대차대조표 밖에서 이뤄질 수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은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직접 소유하기보다 임차하는 비중을 늘리게 되고, 이에 따라 CAPEX가 OPEX로 전환된다.
다만 이러한 시설을 건설하려면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수년에 걸친 장기 임대계약을 체결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즉 하이퍼스케일러들이 해당 시설에 대한 경제적 의무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기존에는 부채나 자산 형태로 대차대조표에 직접 반영됐다면, 앞으로는 임대 의무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결과적으로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리스크가 하이퍼스케일러 주주와 AI 인프라 펀드 투자자 사이에 어느 정도 분산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런 이유로 현재 하이퍼스케일러 투자에 대해서는 계속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동안 알파벳에 대해서는 상당히 강세 관점을 갖고 있었지만 주가가 300달러를 넘어 급등한 이후에는 입장이 달라졌다. 현재는 대부분의 하이퍼스케일러에 대해 보다 중립적인 관점이다.
자금 흐름 구조
엔비디아가 자사 대차대조표를 활용해 일부 고객사들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AI 산업 내부에서 발생하는 순환적이고 상호의존적인 자금 조달 구조에 대해 약세론자들이 우려하는 것도 충분히 타당하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런 구조가 실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본다. 다만 아직은 아니다.
실제 최종 사용자들이 지출하는 AI 관련 비용은 여전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는 지출이 일부 기업에 상당히 집중돼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범위도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전체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아래 세 개 선의 모양만 대충 볼 것이 아니라, Y축에 표시된 실제 수치의 규모까지 함께 봐야 한다.
미국 기업들의 AI 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AI 지출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7월 기준 상위 1% 기업은 직원 1인당 AI에 월평균 약 7,400달러를 지출했다.
상위 10% 기업은 650달러, 전체 기업의 중간값은 직원 1인당 11.95달러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AI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기업일수록 AI 도입 수준이 낮은 기업보다 인력 증가 속도도 더 빠르다는 점이다. 이 결과는 원래부터 성장 속도가 빠른 기업들이 AI도 더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경향을 감안해 이를 통제한 연구에서 나온 것이다.
그럼에도 분석 결과, AI를 도입한 이후 오히려 인력 증가 속도가 더 가속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다시 말해, 초기 AI 도입 기업들은 사람을 봇으로 대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봇을 붙여 생산성을 높이고 있으며, 기술 활용이 느린 기업들로부터 시장점유율을 빼앗고 있다.
그렇다면 이 AI 지출을 실제로 가져가는 쪽은 어디일까?
AI 연구소들은 많은 벤처투자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적자를 내고 있다. 최첨단 모델 개선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고, 하이퍼스케일러들에게 호스팅 비용을 지급하는 한편, 시장 자체를 키우고 임계 규모에 도달할 때까지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서비스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몇 년간 모델의 범용화와 오픈웨이트 모델 경쟁이 심화되면서, 전체 AI 지출에서 이들이 가져가는 몫은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은 클라우드와 AI 사업에서 매우 강한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과 기업이 AI에 돈을 쓰면 결국 상당 부분은 하이퍼스케일러들에게 흘러간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을 얼마나 잘 통제할 수 있느냐다. 대부분의 하이퍼스케일러들은 AI 설비투자에 자사 잉여현금흐름보다 더 많은 돈을 쓰고 있으며, GPU와 RAM의 사용 수명을 길게 가정해 투자자산의 감가상각 기간을 늘리는 데 의존하고 있다. 이 부분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문제이며, 시장 참여자들도 계속 검증하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은 매우 좋은 상황에 있다. 이들은 빠르게 성장하면서도 동시에 이익을 내고 있고, 현금도 대규모로 유입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핵심 질문은 이런 상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지, 그리고 그에 따라 이들 기업에 어느 정도의 이익배수를 적용해야 하는지다. 이번 설비투자 사이클이 더 크고 더 오래 갈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일수록 높은 밸류에이션을 지불하는 데 더 편안할 것이고, 반대로 짧게 본다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전기 부품이나 유사한 인프라 장비를 만드는 기업들도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이들의 리스크 역시 결국 투자자들이 얼마나 높은 가격을 지불할 것인지, 그리고 제품에 대한 초과수요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지에 달려 있다.
아래는 몇 가지 사례다. 모두 조정이익이 아니라 잉여현금흐름(FCF)을 기준으로 본다.
알파벳: FCF가 감소하는 성장 국면이며, GPU와 RAM의 감가상각률 문제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마이크론: 막대한 현금흐름을 쌓아가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경기순환성이 매우 강한 기업이다.
마이크론 이전 사이클(과거~2025)
이튼: 전통적인 가치주 성격의 전기장비 기업이었지만, 데이터센터 설비투자 확대 덕분에 성장주로 변모했다.
금에 대한 견해
금 가격은 2022년 온스당 1,700달러 아래에서 저점을 형성한 뒤, 2026년 초 5,200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급등했다. 이후 단기간에 4,000달러를 소폭 밑도는 수준까지 조정받았고, 최근에는 다시 4,300달러 이상으로 반등했다.
내 입장은 한동안 일관됐다. 금은 버블이 아니지만, 투자심리가 극도로 과열된 상태에서 너무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조정과 소화 과정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금은 저평가 구간에서 적정가치 구간으로 빠르게 이동했고, 그만큼 추가 상승에 대한 강세 확신은 크게 낮아졌다.
다만 이번 상승이 단순한 버블이었다고 보는 약세론자들과 달리, 금 가격이 다시 과거의 낮은 수준까지 되돌아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장기 강세 관점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전만큼 강한 확신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금 가격이 4,000달러 아래에서 4,400달러 부근까지 반등한 흐름도 이런 판단을 어느 정도 뒷받침한다. 현재로서는 온스당 4,000달러 안팎이 새로운 바닥이 될 가능성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확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금이 계속 조정 국면을 거치는 과정에서 중요한 관찰 구간이라고 본다.
금은 다시 각국 중앙은행의 핵심 준비자산으로 자리 잡아가는 초기 단계에 있다고 본다.
최근 물가가 다시 오르고 케빈 워시가 연준의 새 수장으로 취임하면서, 시장은 지난 몇 달 동안 연준이 더 매파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가정을 가격에 반영해왔다.
하지만 고용 증가세가 부진했고, 최근 기자회견에서 워시가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다소 완화됐다.
더 중요한 점은 앞서 언급했듯이, 단순히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강하게 억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문제가 아니다. 연준의 정책수단 자체가 기본적으로 신용과 대출 확대에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맞춰져 있으며, 현재처럼 재정지출이 주도하는 인플레이션에는 근본적으로 큰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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