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주식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투자자들이 수주째 이어지고 있는 채권 매도세를 다시 이어갔기 때문이다. 이 같은 채권 매도세는 차입 비용을 낮추려는 미 재무부의 시도에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이번 주 국채 바이백 규모를 확대하면서 국채 금리는 일시적으로 진정됐지만, 목요일 들어 다시 반등해 최근 수년 내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인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점점 더 부채 조달에 의존하고 있는 엔비디아, 스페이스X 및 기타 데이터센터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주가가 압박을 받았다.
LPL 파이낸셜의 채권 수석 전략가 로런스 길럼은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 프로그램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건 아니다.”
목요일 미국 최대 유통업체의 실망스러운 실적도 시장의 하락 압력을 키웠다. 월마트는 6년 만에 가장 낮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인 소비지출이 다소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근의 여러 지표들과 같은 흐름이다. 월마트 주가는 9.2% 급락했고, 이에 영향을 받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3%, 704포인트 하락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 떨어졌고, S&P500지수도 0.9% 하락했다.
베센트는 목요일 CNBC 인터뷰에서 향후 국채 바이백 규모가 회당 40억 달러를 넘을 수 있으며, 이는 현재 수준의 두 배 이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날 4.697%까지 뛰었다.
매디슨 인베스트먼츠의 채권 부문 책임자 마이크 샌더스는 재무부의 조치를 급증하는 미국 부채 문제에 대한 단기 대응이라고 평가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우려하는 건 어느 순간 시장이 재무부의 이런 시도에 맞서기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목요일 시장 움직임은 유난히 극적이었던 8월 중순 월가의 한 주에 또 하나의 사건을 추가했다. 알고리즘에 따라 매매하는 퀀트 트레이더와 시스템 펀드들은 수요일 최근 몇 년 사이 최악의 하루 중 하나를 겪었다. 특정 종목의 하락에 베팅했던 포지션들이 거꾸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이오테크 기업 모더나다. 모더나는 암 치료제 임상 결과가 크게 호평받으면서 수요일 하루에만 주가가 177% 폭등했고, 주가 하락에 베팅했던 공매도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모건스탠리는 고객 보고서에서 이를 모더나의 종목코드 MRNA를 따서 “MRNA 스퀴즈”라고 표현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수요일 오후 1시 기준으로 ‘시스템 롱숏 매니저’, 즉 대표적인 퀀트 펀드 전략들은 2년여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당시 이들 펀드는 하루 동안 1.4% 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월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1.7% 상승한 상태였다. 골드만삭스는 손실이 “모든 지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 트레이딩 데스크는 목요일 고객들에게 바이오테크 주식의 움직임이 투자자들에게 “10점 만점에 9점짜리 고통의 날”이었다고 전했다.
또 바이오테크 섹터 전반에서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는 숏커버링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며, 포지셔닝 측면에서 “진정한 꼬리 위험 사건(tail event)”이었다고 평가했다.
목요일에는 경제에 대한 새로운 압박 신호도 나타났다. 월마트는 고소득 가구의 소비 증가 등에 힘입어 올해 순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상향했다. 하지만 일부 고객들은 이전보다 지출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고, 특히 월마트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월마트의 존 데이비드 레이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렇게 말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연료 가격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점점 더 압박을 받고 있다는,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는 월마트가 이에 대응해 자체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우리는 이 점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런 시기에 고객들과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소매판매 (자동차, 주유소, 건축자재, 음식점을 제외한 수치)
월마트의 실적 발표에 앞서 이번 주에는 타깃과 TJX 등 주요 유통업체들도 엇갈린 실적을 내놨다. 홈디포는 얼어붙은 주택시장에도 불구하고 분기 매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는데, 주택 소유자들이 대규모 리모델링 대신 소규모 유지·보수 작업에 나선 것이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부진한 성장세를 기록한 로우스의 경우, 회사의 주요 고객층인 중산층 주택 소유자들에 대해 마빈 엘리슨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개인 재무 상태가 탄탄하다. 실질 가처분소득도 증가했다. 주택은 점점 노후화되고 있고 주택 자산 가치도 높아졌다. 하지만 이 모든 긍정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 이유가 단순히 연료 가격 때문만은 아니다.”
브라운대학교 기후솔루션랩에 따르면, 이란 전쟁과 관련된 에너지 충격이 없었을 경우와 비교해 미국인들은 2026년 들어 휘발유와 디젤에 약 880억 달러를 추가로 지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여름이 끝나갈수록 연료 가격은 하락하는 경향이 있지만, AAA가 2000년부터 집계한 기록에 따르면 명목 기준 휘발유 가격이 연중 이 시점까지 이처럼 높은 수준을 유지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러한 연료비를 좌우하는 원유 가격도 다시 상승하고 있다.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선물은 목요일 2.4% 상승해 배럴당 93.78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휘발유 가격
현재로서는 많은 경제학자들이 주유소에서 체감하는 휘발유 가격이 아직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더 중요하게 보는 다른 소비 항목들까지 크게 위축시킬 정도로 높아지지는 않았다고 본다. 또 중·저소득층 미국인들의 소비가 단순히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가속하고 있다는 신호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인스티튜트가 고객 카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들 계층의 재량적 소비 증가율은 7월에 크게 뛰었다. 반면 상위 5% 고소득층의 소비 증가율은 오랜 기간 상승한 뒤 소폭 둔화하면서 소득 계층 간 소비 격차도 좁아졌다.
소비가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상태를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억제되고 있고, 이는 올해 주식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최근 몇 주 동안 투자자들은 연준이 2026년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베팅을 줄였고, 그 덕분에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 부근을 유지했으며 반도체와 메모리 저장장치 업체들의 주가도 크게 상승했다.
윌밍턴 트러스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루크 틸리는 이렇게 말했다. “경제는 침체를 피할 만큼은 강하지만, 인플레이션을 다시 끌어올릴 만큼 강하지는 않다. 주식시장에는 정말 좋은 환경이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U.S. Stocks and Bonds Slide, Brushing Off Treasury’s Buyback Plans - David Uberti and Peter Rudegea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