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는 중재자들에게 지난 6월 이란과 체결했던 양해각서(MOU)의 조건으로 되돌아갈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전달해왔다고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이 밝혔다. 이 때문에 이번 주 외교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이어진 집중적인 노력도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르사유 궁전에서 서명하고 JD 밴스 부통령이 협상에 관여했던 이 예비 합의는, 제재 완화와 함께 전 세계에 동결돼 있는 이란 자금에 대한 접근권을 테헤란에 제공하는 대가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고 이란 핵 프로그램 및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이란이 핵심 해상 통로에 대한 통제권을 주장하기 위해 선박 공격을 시작하면서 합의는 불과 몇 주 만에 무너졌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경제적으로 압박하는 정책으로 방향을 굳혔으며, 이 전략이 성과를 내는지 지켜보기 위해 기다릴 의향이 있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양해각서 자체에는 더 이상 관심이 없다고 이들은 전했다. 해당 합의는 미국 내에서 이란에 지나치게 유화적이라는 강한 비판을 받아왔다.

런던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선임연구원 H.A. 헬리어는 “트럼프는 어떤 방식으로든 승리를 원하고 있으며, 이것이 상황을 엄청나게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대변인 애나 켈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더욱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말했듯이, 이란 이슬람공화국과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협상 또는 대화는 전혀 없습니다.” 켈리는 말했다. “해상 봉쇄는 여전히 전면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이란 정권을 지탱하는 남아 있는 모든 경제적 생명줄을 끊기 위한 ‘경제적 고립 작전(Operation Economic Outcast)’도 진행 중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기간 상당 부분 동안 협상을 통해 분쟁을 끝내는 데 관심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그러나 미국이 ‘승리’로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의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란 지도부 내 강경파들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테헤란의 권한을 인정하고, 해상 봉쇄와 제재를 완화하며, 미 군함을 페르시아만 밖으로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란 보수파는 미국이 6월 합의에서 벗어나려는 어떠한 시도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합의문의 제5항을 근거로, 미국이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 개방 조건을 이란이 정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란의 고위 의원 모하마드 라시디는 의회 통신사 이카나(Icana)에 “미국은 기존 양해의 틀을 벗어난 어떠한 제안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재자들은 이란이 요구 조건을 완화하도록 설득해왔다고 밝혔다.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이 기존 양해각서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양측의 입장이 갈수록 강경해지면서, 현재로서는 협상을 재개할 수 있는 명확한 틀이 없는 상황이라고 중재자들은 전했다.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이자 핵심 협상자인 아심 무니르는 이번 주 초 테헤란을 방문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떠났다고 관계자 일부가 전했다.

이어 오만 외무장관도 이란을 찾아,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때 이용할 항로에 관한 합의를 이끌어내려 했다. 이 합의는 이후 해협을 다시 개방하기 위한 보다 광범위한 협상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란이 선박 통항에 대해 더 큰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건 변경을 요구해왔고, 트럼프 행정부는 오만이 이란에 지나치게 많은 것을 양보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이 노력은 수주째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고 일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란은 북쪽으로 이란, 남쪽으로는 오만이 접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경로에 대해 오만과 합의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만은 합의 체결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으며, 이란 관리들 역시 구체적인 합의 내용에 대해 서로 엇갈리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수요일 이란의 강력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이 이란산 원유 판매에 대한 제재 면제와 미국의 해상 봉쇄 종료를 포함했던 지난 6월의 예비 평화합의를 다시 이행하기 전까지는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방해를 중단하고 양해각서로 복귀한다면, 이미 도출된 합의의 틀 안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할 수 있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 대변인 호세인 모헤비 준장은 국영방송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조건은 미국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버밍엄대학교 연구원 우메르 카림은 문제는 이제 협상의 기준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이라며, 앞으로의 진전 여부는 결국 어느 한쪽이 상대방의 합의 해석을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양해각서는 사실상 모든 측면에서 이미 죽은 문서나 다름없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양측이 어떤 형태로든 타협에 도달하도록 만드는 중재자들의 임무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란과의 협상에서 카타르 측 핵심 협상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도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또 다른 시도의 일환으로 테헤란에서 이란 외무장관을 만났다. 이후 발표된 공동성명에 따르면 양측은 긴장 고조를 막고 협상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편 선박을 겨냥한 공격이 계속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역시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다. 해양보안업체 앰브리(Ambrey)는 화요일 늦게 오만 해안 인근에서 쿠웨이트산 원유를 운송하던 유조선이 공격을 받아 선상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아랍 국가 당국자들은 이란이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적 압박에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외교 협상 채널을 다시 가동하기를 바라고 있다. 전쟁은 이들 국가의 관광 및 투자 수입에 타격을 줬고, 각종 비용을 끌어올렸으며, 경제개발 계획까지 지연시키고 있다. 하지만 분쟁이 언제 끝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이란 프로그램의 베흐남 벤 탈레블루 선임국장은 “양측 모두 긴장 고조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은 경제전쟁으로, 이란은 군사적 위협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양측이 외교적 성과를 모색하지 않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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