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으로 10억 배럴이 넘는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지만, 중국의 대규모 전략 원유 비축분이 수입을 급격히 줄이는 방식으로 충격을 상쇄하면서 유가가 더 크게 치솟는 것을 막았다.
이제 각국은 전략비축유를 구축하거나 보충하기 위해 경쟁에 나서고 있다. IEA는 이번 위기 동안 방출했던 4억 배럴을 다시 채울 계획이며, 인도와 같은 주요 원유 수입국들도 비상 비축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비축유 재건 움직임은 원유 수요의 새로운 대규모 원천이 될 수 있다. 중동 위기가 완전히 진정된 이후에도 각국 정부가 에너지 전환과 함께 에너지 안보를 우선시하게 되면서, 이는 국제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는 누적 기준
10억 배럴
이 넘는 공급 손실을 겪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 폐쇄 이전에 이와 비슷한 규모의 비축유를 쌓아두고 있었고, 그 결과 원유 매입을 크게 줄이면서 불가피해 보였던 유가 급등을 억제할 수 있었다.
이제는 모든 국가가 원유 비축분을 새로 구축하고 싶어 하거나, 이미 보유한 비축유를 다시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3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시작되고 이에 대응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한 직후, 국제에너지기구 IEA는 공동 비상 비축유에서 원유 4억 배럴을 방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비축유는 IEA와 함께 1970년대 아랍 석유 금수조치와 기타 공급 차질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당시 세계는 지금보다도 중동 원유에 훨씬 더 크게 의존하고 있었다.
*3월에 발표된 이 방출 계획은 원유시장 관찰자들을 우려하게 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방출이 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대러 제재로 유가가 급등했을 때 IEA 회원국들이 방출했던 규모보다 훨씬 컸다. 당시 IEA는 1억 8,200만 배럴만 방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회원국들이 4억 배럴을 방출할 준비를 했고, 여기에 미국 전략비축유에서 수백만 배럴이 추가될 예정이었다. 이렇게 소진된 수백만 배럴의 재고는 위기가 끝난 뒤, 혹은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끝나기 전이라도 다시 채워 넣어야 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점과 함께, 이러한 비축유 보충 움직임이 국제유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에 대해 경고해왔다.
*프루츠 주석)
첫째, 비상 비축유를 많이 방출해야 할 만큼 공급 충격이 심각하다는 신호로 보였기 때문
둘째, 나중에 이 물량을 다시 채워야 하기 때문
국제유가는 이란과 미국 간 새로운 공격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는 와중에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비축유 보충 수요에 더해, 향후 충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자체 전략비축유를 구축하려는 국가들도 있다.
로이터는 최근 보도에서, 국내 원유 비축량이 제한적인 국가들이 충분한 비축량을 보유한 국가들보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인한 고통을 더 크게 느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결론은 물론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는 그 당연한 사실을 넘어 또 다른 점을 보여준다. 바로 지난 10년간 에너지 전환 노력이 가속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유는 여전히 세계 경제의 궁극적인 연료라는 점이다.
중동에서 전쟁이 발발한 이후 나온 여러 보도들은, 에너지 수입국들이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풍력과 태양광 같은 에너지원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가장 취약한 지역인 아시아의 많은 정부들은 풍력과 태양광 투자를 두 배, 세 배로 확대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들 에너지원이 화석연료를 의미 있는 수준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래서 이들은 원유 비축분을 구축하는 방안도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 영감의 원천은 중국이었다.
에너지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국제유가가 세 자릿수 가격으로 치솟는 것을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는 듯하다. 중국이 이를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오래전부터 불리한 사건, 예컨대 중동 전쟁 같은 상황에 대비해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는 성향 덕분이었다. 중국은 수년 동안 이란, 러시아, 베네수엘라로부터 저가에 원유를 사들이며 세계 최대 규모의 원유 비축분을 구축해왔다.
중국의 원유 수입량과 정유 처리량 사이의 차이에 관한 보도들은 오히려 유가 상승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 그 덕분에 원유 가격은 더 오랫동안 낮게 유지되었고, 이는 중국이 비축유를 쌓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전쟁이 발생하자 중국은 원유 수입을 대폭 줄이고 보유한 원유 재고를 꺼내 쓰기 시작했다.
중국의 사례를 따르는 것은 겉보기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어려운 과제일 수 있다. 당연히 문제는 자금이다. 예를 들어 인도는 현재 지나치게 낮은 수준인 자국 원유 비축량을 늘리고 싶어 한다. 현재 인도의 비축유는 수입량 기준으로 고작 8일치에 불과하다. 인도 정부는 이미 국영 석유기업 ONGC에 원유 비축량을 1,300만 배럴 늘리라고 지시했지만, 이 1,300만 배럴은 공급 부족 상황이 발생했을 때 큰 도움이 되기에는 부족하다. 그리고 공급 부족에 대비할 만큼 충분한 원유를 사들이려면 수백억 달러가 들 것이다.
참고로 원유 비축량 확대를 고민하는 대형 원유 수입국은 인도만이 아니다. 중국 역시 비축유를 다시 채워야 하고, IEA 회원국들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이번에는 정말로 중동 위기가 끝났다는 신호가 나오는 순간 원유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점이다.
‘석유 수요 정점’ 전망으로 유명한 국제에너지기구 IEA조차 최근 월간 석유 보고서에서, 올해에는 위기와 그로 인한 공급 및 가격 영향 때문에 글로벌 원유 수요가 하루 110만 배럴 감소하겠지만, 2027년에는 하루 200만 배럴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매수자들에게 좋은 소식이라면, 수요가 더 강해질 것이라는 소식이 오히려 유가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The Next Oil Rally Could Be Driven By Stockpile Refilling - Tyler Dur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