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는 지금 전례 없는 공급 충격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충격은 단순히 “일시적(transitory)”이라 넘기기엔 너무 늦은 국면에 진입했습니다. 교과서적으로 보면, 단순히 공급 충격에 대해 취해야 할 정책 대응은 꽤나 단순합니다.
“공급 충격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정책은 이를 ‘관통(look through)’하는 것.”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인플레이션은 거의 6년째 목표를 상회 중이고, cpi가 9%까지 올랐던 22년에도 나름 잘 고정되어 있던 채권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BREAK-EVEN)은 언제든 고삐풀릴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전쟁 이전 (BEFORE THE WAR)
연준은 실질적 경기 둔화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24년 9월부터 현재까지 약 175bp의 기준금리를 인하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인하한 24년 9월에 비해 현재 10년 금리는 약 3.9 → 4.3%로 40bp 가량 상승하였고 30년 금리는 약 4.2→4.9%로 70bp가량 상승해 있습니다. 여기에 더욱 주목할만한 점은, 바로 24년 9월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하기 전까지 미국의 장기 시장금리는 오히려 하락 추세에 있었다는 점입니다. (빨간 세로점선 이전)
프루츠는, 전쟁 이전에도 미국의 기준금리가 경제를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중립 금리’보다 한참 아래에 머물러 있었다고 생각
합니다.
24년 12월, 연준의 경제전망인 SEP에선 다음과 같이 전망하며 그들의 금리인하 시작을 정당화 하였습니다.
실업률 4.3%
→ 현재 4.275%.
실질 GDP 2.1%
→ 현재 2.5%
근원 PCE 인플레이션 2.5%
→ 전쟁 발발하기 이전인 2월 수치로도 3.1%.
전쟁 이전에도 경제는 그들의 전망보다 더욱 견조했고, 노동시장 또한 그들의 전망만큼 악화되지 않았음에도 연준은 금리를 자신들의 전망치인 3.9%가 아니라 3.625%까지 인하했습니다. GDP가 24년말의 SEP 당시 전망치보다 더 높았고 근원 PCE 인플레이션은 더욱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준금리는 SEP에서 그들의 전망치였던 3.9%보다 당연히 더 높아야만 합니다.
허나 사실은 그렇지 않고, 심지어 월시는 (대차대조표 축소는 느리게 할것이며) 향후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예상케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연준의 잘못된 (늘상 비둘기로 치우친) 프레임워크 자체가 그들의 반복된 정책 실패를 야기합니다.
24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에센피500/ 금/ 은
사실, 굳이 경제 및 물가지표를 따질 필요도 없습니다.
최근 유가 상승이 유동성을 긴축시키는 바람에 너무 ‘선행’했던 귀금속은 일부 조정을 받고 있으나 그럼에도 금 가격은 연준의 24년말 SEP발표 시점에 비해 약 70% 가량 비싸진 상태입니다. SPX 또한, 최근에 다시 AI에 대한 뜨거운 수요를 확인하며 미국 증시는 최근 다시 전고점을 갱신하며 24년 말에 비해 약 15% 가량 상승해 있는 상황입니다.
연준이 장기적(LONGER-RUN)으로 추정하는 적절 연방 기금금리는 3% 입니다.
이는 연준이 ‘장기’ 실질 중립금리를 1%, 인플레이션을 2%로 본다는 뜻이며, 따라서 명목 연방기금금리 3%는 미국 경제를 너무 뜨겁게 부양하지도 혹은 억제하지도 않는 (유토피아적인) 중립금리로 본다는 뜻입니다.
그들은 여전히 3%의 중립금리가 장기적인 유토피아 금리로 추정하기 때문에, 결국 기준금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전망을 계속 이 레벨에 맞춰서 판단합니다. 최소 현재의 연준에게 이보다 높은 금리는 긴축적이고, 따라서 그들에겐 현재의 금리가 오래 지속되면 (3.5~3.75) 나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기본적인 가정이 존재합니다. 허나 프루츠가 보기엔 이것이야말로 그들이 계속 GDP를 과소평가하고, 현실보다 약한 노동시장을 전망하며, 지속해서 현실보다 낮은 인플레이션을 잘못 추정하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즉, 다시 말해 애초에 LONGER-RUN 기준 3%의 중립금리 추정이야 말로 그들의 아킬레스건이라는 얘기입니다. 마치 IEA가 기본적으로 수년째 글로벌 원유 재고에 대한 기본 세팅값을 과대 망상하는 것과 같은 매커니즘입니다.
위 차트의 HLW(Holston-Laubach-Williams) 모델은 자연이자율(R*)을 추정하는 대표적 연준 모델입니다. (연준 윌리엄스 주도 모델)
다만 이 차트야말로 HLW 모델이 금융위기 이후 실제 성장 대비 R*(중립금리) 전망을 낮게 추정하여 해당 모델이 경제의 실제 성장과 금리 환경을 지속적으로 과소추정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즉 문제는 연준의 이러한 경제전망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점에 있습니다.
사실 중립금리를 추정하는 대안 모델로는 Lubik-Matthes라는 모델이 있는데 이는 프루츠가 보기에 훨씬 더 현실적인 모델입니다. 왜냐면 경제 여건이 변할 때마다 해당 모델은 동적으로 변화 여건을 업데이트 하기 때문입니다.
실질 중립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약 2.5%, 즉 명목 4.5% 정도였는데, 이후 HLW 모델과 마찬가지로 금융위기 이후 1%, 즉 명목 3%까지 하락했습니다. 이후 펜데믹의 QE3와 함께 해당 모델은 HLW과는 다르게 중립금리를 실질 2.25%, 명목 4.25% 수준으로 다시 회귀 전망하는데 이는 HLW에 비해 훨씬 더 정확한 경제와 물가 전망입니다. 쉽게말해 해당 모델은 좀 더 ‘액티브’한 모델이며, 최근 급변하는 매크로 경제에 연준보다 훨씬 더 잘 적응해 왔습니다.
루빅-매티스 모델이 추정하는 실질 중립금리
사실 중립금리에 대한 최고의 바로미터는 어떤 모델보다 경제 그 자체입니다.
GDP는 잠재성장률을 훨씬 웃돌고 있으며, 그 격차는 확대되고 있고 좁혀질 기미가 없습니다. 이는 셧다운 영향으로 약했던 4분기 GDP 수치에도 불구하고 그렇고, 1분기는 현재까지 2.7~3% 레인지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근원 PCE 기여요소/ 2020.01~26.02
근원 PCE는 3.1%로, 목표치를 훨씬 웃돌고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전쟁 이전부터 이미 물가의 상승세는 점점 더 주거비 제외 서비스가 주도
하고 있다는 것이, 주거비의 기여도는 매우 낮아지고 있음을 확인 가능합니다. 하물며 연준이 스스로 중시한다고 밝힌 슈퍼코어 또한 의미있게 반등중인데 보통 슈퍼코어는 인플레이션 중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한 부분이며, 어느 한 카테고리에 의해 주도되는 것이 아니라 매우 광범위한 물가의 흐름을 나타냅니다.
또한 아래 차트에서 알 수 있듯이,
예금 증가율(M2 SAVINGS DEPOSITS YOY, 파란선)은 CPI 중위값에 매우 좋은 선행지표로 작용
합니다. 그리고 이미 전쟁 이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던 이러한 흐름은, 향후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높아질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민간 은행이 만들어내는 신용 증가(대출 증가)는 보통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가장 집중하는 영역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화폐적 현상이다.”를 감안하면 프루츠가 연말 세미나와 과거에도 자주 주지했듯이 향후 인플레이션을 예측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향후에는 고유가로 인해 연준이 통화량을 늘리기는 어렵고 결국 통화량 증감은 70년대와 같이 민간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민간 은행 전년비 대출 증가율/ 1975- 현재
그런데
대형 은행의 신용 증가율은 전년비로 꽤나 빠른 속도로 증가중
에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대형은행들의 신용 증가율은 25년 4분기에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였습니다.
2009년은 금융시스템이 붕괴에서 회복되기 시작하던 초기였습니다. 당시와 같이 은행들은 여전히 대출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고, 통화 증가율은 보통 일부 시차를 두고 인플레이션을 선행합니다.
허나, 과거에 종종 강하게 전망한바 있듯이, 이번에는 관세 정책이 상응하는 시기에는 통화 증가율과 인플레이션간 시차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을 기억해야 합니다. (아직 못보신 분들은 꼭 하기 링크의 칼럼을 정독해보시기 바랍니다)
관련 칼럼: 지난 40년, 향후 10년 (프루츠 이선철)
소비자가 통화정책에 얼마나 반응하는지를 보기 위해 프루츠가 눈여겨 보는 방식은 저축률입니다.
저축률은 펜데믹 이후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제 이에 대해 많은 이들이 리세션의 전조라 해석하기도 하였으나 (특히 장기국채 매수 열풍이 불었던 23년즈음) 사실 현재 시점에선 이야말로
많은 소비자들이 ‘여전히’ 경제에 자신감을 갖고 소비하고 있다는 뜻이거나 또는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소비를 앞당기고 있다고 해석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실업률은 연준이 추정하는 완전고용 수준이거나 그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우리는 시장에서 불법 이민자 추방으로 인한 낮은 채용, 낮은 해고의 노동시장이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러나 이야말로 어째든 바로 완전고용의 모습입니다. 연준은 다만 완전고용과 조건부(저채용 저해고) 완전고용의 차이를 임의적으로 구분해 가며 상황에 맞지 않는 대규모 금리 인하를 밀어붙였습니다.
여전히 부양적인 재정정책 또한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미국은 여전히 완전고용 상태에서 GDP 대비 6%의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의지가 전혀 없습니다. 외적인 브레이크(한계를 넘어서는 유가 상승 등)가 걸리기 전까지는 계속 악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연준은 관점에선 재정지출이 인플레이션의 구조적 기여 요인이라는 점을 대중에 명확히 해야하지만, 정치적 이슈라며 파월이든 월시든 누구도 이 문제를 언급하길 꺼려합니다.
파란선: 정부지출 YOY(단 25년 4분기까지만 발표)/ 녹색선: CPI YOY(CPI는 최근수치 모두 반영)/ 1950- 현재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역사적으로 정부지출의 변화는 미국의 CPI를 일부 선행하여 매우 동일한 궤적을 그려갑니다. 명백한건, 미국의 물가는 결국 미국의 정부지출과 거의 완전히 밀접하다는 점입니다.
위 차트에서 CPI(녹색)와 달리 정부지출 흐름은 25년 4분기까지의 자료기 때문에 26년의 정부지출 흐름(파란선)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미 ‘전체’ 정부 소비 및 투자 가격지수는 2025년 4분기에 전기비 연율 기준 7.5%로 찍힌바 있고, 올해 현재까지 정부 지출추이를 추적해보면 전기비 대비 매우 뜨거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25년 4분기 수치는 YoY가 아니라 전기비 연율이라 과장되어 보일 수 있지만, 정부 부문 가격 압력이 크게 재가속되고 있다는 신호는 명확합니다.
향후 정부지출 증가의 핵심은 단순 지출 데이터보다 디플레이터(DEFLATOR) 상승에 달려 있습니다. 정부가 돈을 많이 써도, 그것이 이전지출, 보조금, 이자비용이면 디플레이터에 직접 반영되지 않습니다. 디플레이터가 크게 오르려면 실제 정부가 구매하는 노동, 건설, 장비, 방산, 서비스 가격이 올라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는 모두가 알다싶이, 단순 정부지출 확장 말고도 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로 이러한 요소들의 가격 상승을 즉시 체감하고 있습니다.
CBO 기준으로도 26년의 연방 지출은 무척이나 크고 재정적자는 약 1.9조 달러로 예상되기 때문에 여전히 재정은 인플레 친화적입니다. 심지어 이는 전쟁 이전에 예측되엇던 수치입니다.
전쟁을 감안하여
향후 공급차질로 인한 에너지 가격 및 공공부문 임금/ 방산/ 인프라 비용을 감안하면 올해 남은기간 물가는 CPI 기준 전년비 5-8%까지 재상승할 위험이 존재
해 보입니다.
프루츠는, 현
재 미국의 재정지출이 1970년대와 1980년대 이후 인플레이션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추정
합니다. 재정이 방만한 상태로 남아 있는 한, 인플레이션은 계속 함께할 것입니다.
종합하면, 현재의 명목 중립금리를 4.5%로 추정할 경우 연준의 기준금리는 여전히 100bp 정도 완화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중립금리보다 100bp 높은 것은 그 자체만으로 광범위한 경기 위축을 일으킬 만큼 충분하지 않듯이 (재무부의 장기금리에 대한 여러 개입 등), 중립금리보다 100bp 낮은 것도 그 자체만으로 21년 같은 광범위한 경제 과열을 일으킬 만큼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산업생산은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 이후 신고점을 경신중에 있고, ISM 제조업지수 또한 수년간 정체된 흐름에서 벗어나 다시 깨어나는 중입니다.
모든 면에서 전쟁 이전에 이미 미국 경기는 지출의 과도한 확장(정부+민간 AI)으로 인해 경제로 인한 수요가 뜨겁게 과열되는 양상에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수요 과열)에서, 미국- 이란 전쟁은 시작되었습니다.
전쟁 이후 (AFTER THE WAR)
전쟁 이전에, 진정으로 ‘독립적인’ 연준이라면 지금껏 진행된 과도한 금리 인하를 인식하고 기준금리를 소폭이라도 상향 조정했어야 합니다. 다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고, 여전히 연준은 전쟁으로 인한 일시적(??) 인플레이션 보다는 실업을 걱정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화물 운송 요청을 트럭 회사들이 ‘거절하는 비율’ (FOTRI)는 올해들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Flatbed는 일반 컨테이너랑 다릅니다:
Flatbed는 지붕이나 벽이 없는 평판 트럭을 가르케는데 쉽게 말하면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뚜껑 없는 트럭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위에서 그대로 실리는 구조) 그리고 뚜껑이 없다보니 보통 FLATBED는 철강, 파이프, 목재, 건설자재, 기계/설비, 에너지 장비 등을 운송합니다.
즉, 실물 경기 (특히 산업/인프라)에 매우 실시간으로 직결되는 지표인데, 현재 FLATBED 업자들의 운송 거절 지수는 고삐풀린 인플레이션이 한창이던 22년 1분기 고점 보다 더 높은 수준까지 치솟아 있습니다. (최근 거절률 48% 수준)
이건 의미가 명확합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정부 지출 혹은 민간 수요) 운송 capacity가 수요 대비 오래동안 부족해 왔고, 현재는 전쟁 수요와 무관하게 산업 수요가 급등한 단계라는 점입니다. 이미 이 지표는 25년 1분기에 크게 치솟으려다가 25년 4월 해방의날 당시 관세 충격으로 꺽인바 있습니다.
아마 Flatbed 트럭들의 운송거절 지표는 본격적인 가격 전가의 시작 단계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전쟁 이전에 이미, 실물경제는 과열 양상으로 진입했으며 이는 현재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반도체 실적 등 25년 중 최고점을 찍었던 귀금속 등 다양한 실물 자산가격의 all time high 등을 통해 충분히 확인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 트러킹 인덱스가 보여주는 또 다른 단면은 결국 이러한 현상들에 대한 비용(청구서)가 도래하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향후 돌아올 비용 청구서로 인해 자연스레 감소해야 할 수요보다.. 훨씬 더 크게 공급을 감소시키는 미국과 이란 전쟁이 발발 하였습니다.
이는 높은 명목 GDP가 유지되더라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실질 GDP를 후퇴 가능성을 크게 높입니다.
현재 WTI 기준 배럴당 약 100달러의 유가는 전쟁 이전 대비로 약 70% 상승입니다. 이는 소비에서 에너지 비중을 3.7%에서 5.5%로, 약 1.8%포인트 상승시키게 됩니다.
따라서 이는 저축률을 더 하락시키거나 혹은, 소비자들이 더 많은 차입을 통해 소비를 유지하지 않는 한, 비에너지 재화에 대한 재량 소비는 그만큼 감소케 합니다. 다만 GDP에 대한 영향은 과거에 비해 실제로는 크지 않은데, 미국이 원유 순수출국이기도 하고 미국내 생산자들은 이러한 높은 유가에서 반대로 수익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허나 미국에게 있어 가장 큰 문제는 결국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영향
입니다.
보통 공급 차질로 인한 유가 상승은 일시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충격은 결코 일시적일 수가 없다는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많은 원유 인프라가 파괴되고 유정이 폐쇄되었으며, 운송과 보험료는 급등하여 선주들은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이제는 시장도 조금씩 현실을 깨달으며, 원월물도 전쟁 이전에 비해 조금씩은 현실을 반영하는 모습입니다.
항공사는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을 과도하게 받는데 이는 당연히 고유가는 항공사들의 직접 투입 비용을 상승시키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항공사들은 유가를 적극적으로 헤지하지도 않는데.. 항공유 가격은 원유보다 더욱 크게 폭등했습니다.
허나 이렇게 직관적인 영향과는 별개로, 사실상 원유는 모든 산업 생산의 핵심 투입 요소입니다. 이미 지금까지 발현된 충격만으로 생산 비용 상승, 생산 능력 감소, 생산성 저하를 통해 분명 일부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명목상으로 미치게 될 것입니다. 과거에 자주 강조하였듯이 아직 시장에서 호들갑인 ‘수요 파괴’까지는 한참 남은 것은 맞지만_ 어째든 ‘전쟁 이전’과 비교될 생산성 측면에서 분명 조금씩 수치상으론 저하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미국 제조업의 경우엔 이미 관세로 인해 경쟁이 줄어든 상황에서 제조업 가격이 급등하는 시나리오가 꽤나 우려된다는 점입니다.
이미 해당 부문에서 capacity가 빠르게 타이트해지고 있는 것은 현실화 되고 있으며, 이는 앞서 언급한 운송 거절 지수 급등에서도 확인됩니다.
단일 공급 충격은 일시적이지만, 반복되는 공급 충격은 인플레이션 안정성과 중앙은행의 신뢰도에 장기적인 문제를 야기합니다. 관련 논문도 있는데 이들은 반복적 공급 충격 환경에서는 전통적인 테일러 준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테일러 준칙은 수요 중심 모델이기 때문에 공급 충격에 대해서는 긴축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앙은행이 반복적 공급 충격을 무시할 경우, 민간 부문이 중앙은행의 완화적 정책에 적응하면서 가격을 더 적극적으로 올리기 시작하며, 결국엔 인플레이션이 더 높은 수준에서 고착됩니다. 연준은 수요 충격 때처럼 공격적으로 긴축할 필요는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상 공급 충격 상황에서도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다시 앵커링하기 위해 점진적 긴축은 분명히 필요합니다.
관세를 일시적이라고 선언함으로써 연준은 고용이라는 다른 목표에 집중하였고, 최근 일부 고용 우려를 이유로 작년 75bp, 2024년 100bp 인하에 이어 추가로 금리를 낮췄습니다. 그리고 민간 부문은 이에 적응해 전쟁 이전부터 가격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관세가 수요 파괴를 일으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기 위해선, 먼저 상품 가격이 올라가고, 그다음 소비자가 소비를 줄이고, 마지막으로 기업이 더 이상 가격을 올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
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이 끝나기도 전에, 즉 고용이 나빠지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를 인하하면, 기업은 비용 상승을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정책이 수요를 자극하기 때문이며 동시에 가격 인상에 대한 용인 신호를 주기 때문)
프루츠는, 25년 9월의 마지막 금리 인하 이후 가격 전가율이 급격히 상승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봅니다.
연준이 현재 상황에서 직면한 또 하나의 문제는 인플레이션 심리입니다. 미국은 이미 5년 이상 목표치를 초과하는 인플레이션을 경험
해왔습니다. 기업과 소비자는 이에 다양한 방식으로 적응하는데 첫째, 일단 가격을 더 쉽게 올리게 되고 둘째, 기대 인플레이션은 2%에서 이탈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이를 측정할 수 있지만, 프루츠는 설문조사 방식보다는 국채시장의 BREAK-EVEN을 더 선호합니다.
종합하자면- 연준은 24년부터 금리를 중립 이하로 낮췄고 여기에 재무부가 가세하여 이미 전쟁 이전부터 근원 PCE는 상당히 가속중에 있었습니다. 즉, 인플레이션은 이미 전쟁 이전부터 악화되고 있었고, 특히 가장 중요한 주거 제외 서비스 부문에서 상승하고 있었습니다. 3월에 발표된 수치는 사실 금리인하 이후 가장 나쁜 수치 중 하나이며, 22년 초 금리를 인상하던 시기와 유사한 수준의 흐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연준은 잘못된 중립금리 추정 모델을 맹목적으로 따르며 금리를 중립 이하로 낮췄고, 이것이 공급 충격 이전부터 인플레이션을 높였다는 증거는 꽤나 명확합니다.
교과서적으로는, 전쟁으로 인한 공급 충격을 ‘일시적’으로 치부한다면 이것이 옳아 보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전쟁으로 인한 충격은 ‘일시적’이란 전제 조건과는 크게 동떨어진 현실 상황입니다. 심지어, 수요가 과열되기 시작한 상황의 공급발 충격입니다.
프루츠가 보기엔, 누적되고 있는 공급 충격, 5년간 목표를 초과중인 인플레이션, 역사적으로 낮은 금융여건지수(FCI), 기대 인플레이션의 탈-앵커링,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실적인 중립 금리보다 한참 낮은 수준의 장단기 금리 수준이 작금의 매크로 현실입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얼마전 청문회에서의 비둘기적 월시의 뉘앙스가 실현된다면 이는 미국에 심각한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공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요를 자극하면 인플레이션은 더 상승합니다. 하물며,
이미 수요가 자극된 상황에서→ 공급이 감소했는데→ 또 다시 수요를 자극하면→ 결과는 불보듯 뻔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요소는, 멀지 않은 미래에 연준이 인플레이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다시 긴축에 나서야 할 수도 있음을 시사합니다. 허나 만약 새로운 워시 체제하에서도 이를 위한 행동이 부재한다면 금번에야 말로 수년째 조용한 ‘채권자경단’이 발동할 수도 있겠습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연준이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이 이를 먼저 가격에 반영하게 하는 것입니다. 허나 월시의 최근 청문회를 보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이러한 기대가 현실화 되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프루츠는 이번에도 21년과 같이 연준이 상당 기간 “일시적”이라는 내러티브를 유지할 수 있을것으로 봅니다. 그리고는 더 이상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질 때까지 아무 대응없이 일관할 가능성도 적지 않게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아무 행동도 또한 아무 시그널도 주지 않는 상황이 길어질수록- 이러한
무대응 자체가 실질 금리를 낮춰 공급이 병목된 상태에서 도리어 수요를 진작시킬 수 있다는 점
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앞서 말했듯이 참다못한 채권자경단을 봉기하게 할 유인을 갖게 합니다.
이러한 현 상황이야 말로 당사가 그 어느때보다 귀금속을 제외한 일부 실물 원자재에 가장 큰 비중을 편입중인 이유입니다. 저평가된 국가의 주식 LONG (중국 기술주 및 브라질)은 최소한의 베타 포지션으로 들고 있을뿐
그 외 알파 추구를 위해서는 그 어느때보다 SPGSCI에 속한 원자재들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프루팅/ 프루츠투자자문 이선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