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미국 경제의 최고의 시기가 바로 코앞에 와 있다고 반복해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중간선거까지 5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은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

미 정부는 목요일 발표를 통해, 트럼프가 복귀한 이후 인플레이션이 가장 뜨거운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또한 상무부는 올해 1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기존 예상보다 훨씬 더 느렸던 것으로 수정 추정하고 있다. 개인소득 관련 지표는 하락하고 있으며, 소비자심리는 팬데믹과 코로나 이후 인플레이션 급등 당시 기록했던 역사적 저점보다도 더 크게 추락했다.

미국 경제분석국(BEA)이 오늘 발표한 추정치에 따르면, 4월

개인소득

은 1억 달러 미만 감소했으며(월간 기준 0.1% 미만 하락),

가처분 개인소득(DPI)은 199억 달러 감소했다(0.1% 감소). 반면

개인소비지출(PCE)

은 1,111억 달러 증가하며 월간 기준 0.5% 상승했다.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경제 혼란(글로벌 공급망 마비와 에너지 가격 급등)이 평화가 찾아오면 빠르게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대규모 관세 발표로 인한 혼란에 대해서도, 새로운 무역협정이 체결되면 상황이 안정될 것이라는 비슷한 논리를 펼친 바 있다. 또한 ‘One Big Beautiful Bill Act’를 통해 제공되는 세금 감면과 대규모 환급 정책이 경제 심리를 개선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의 입지는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다. 대통령의 경제 분야 지지율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행정부는 그의 정책이 장기적으로 경제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현재 경제 상황은 공화당이 의회 주도권을 잃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2016년 대선 당시 애리조나에서 트럼프 선거조직을 이끌었던 공화당 전략가 브라이언 세이치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장기적인 접근법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는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남은 임기 2년 동안 의회 다수당 지위를 희생할 가능성까지 감수하고 있다. 그는 매우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는 수요일 열린 각료회의에서 중간선거가 자신의 이란 정책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도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나는 미국인들의 경제적 상황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직설적으로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다만 그는 생활비 문제에 대한 여론의 흐름을 되돌리려 노력하고 있으며, 전쟁이 끝나는 즉시 휘발유 가격이 “폭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설령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고 해도, 경제 서사를 바꿀 수 있는 그의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미네소타 출신의 전 공화당 하원의원이자 오랜 당 전략가인 빈 웨버는 “큰 그림의 정치·경제 환경은 여름에 들어서면 사실상 거의 굳어진다. 전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뀔 거라는 생각은 이제 가능성이 지나갔다. 지금부터는 집집마다 싸우는 국면이다.”라고 말했다.

목요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Scott Bessent 재무장관은 트럼프의 발언을 되풀이하며,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합의하는 순간 물가가 “매우 빠르게”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베센트는 그 이후 원유 시장은 “매우 충분한 공급 상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실업률은 여전히 낮고 세금 환급 규모도 상당하며 소비 지출 역시 “여전히 꽤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나는 우리가 이 어려운 시기를 결국 극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그는 말했다. “그리고 이 상황이 지나가면,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말했듯이 우리는 다시 상당한 디스인플레이션 국면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을 이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들은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상무부는 목요일, 연방준비제도가 가장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4월 기준 연율 3.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이었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Core) PCE 역시 연율 기준 3.3% 상승했다. 또한 상무부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는데, 이는 소비지출과 투자 관련 수치 수정이 주요 배경이었다.

이번 월간 인플레이션 지표가 대부분의 경제학자 예상보다는 다소 온건하게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Inflation Insights의 오마이르 샤리프는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오늘 결과만으로 안도해서는 안 된다. 다음 달에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더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으며, 에너지 가격 급등의 시차 효과로 인해 물가 상방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 있다.” 그는 이어, 백악관은 관련 논평 요청에 대해 베센트 재무장관의 기존 발언을 참고하라고 답했다.

트럼프 측 여론조사 전문가인 존 맥러플린은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 “압도적으로 그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했으며, 휘발유 가격까지 하락시켰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설득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트럼프와 공화당 의원들에 대해 더 큰 지지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트럼프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여러 요인들의 조합은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불리한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AAA에 따르면, 전쟁 여파로 휘발유 가격은 수 주째 갤런당 4달러 이상에 머물고 있다. 인플레이션 상승과 함께 장기 국채금리 및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급등했으며, 에너지 가격 상승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정부 부채가 이러한 흐름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와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미국 가계의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장담했던 세금 감면 효과는 급등한 휘발유 가격에 사실상 잠식되고 있다. Oxford Economics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피어스는, 대규모 세금 환급 효과가 점차 사라지고 높은 휘발유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올해 남은 기간 소비 지출 증가세가 더 둔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경제는 여전히 여러 지표상으로는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실업률은 낮고, 증시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상장기업들의 실적도 지속적으로 월가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경제 심리는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이란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충격이 본격화되면서, 이번 주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하락했다.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 대행을 지냈던 시카고대학교 경제학자 토마스 필립슨은 “사상 최저 수준의 소비자심리와 일반적인 경제 성과 지표 사이에 이 정도로 큰 괴리가 있었던 적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평소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소비자 심리에 불균형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다가오는 중간선거에서 반격을 노리는 민주당에게 상당한 정치적 소재를 제공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브렌던 보일 하원의원(펜실베이니아)은 인플레이션 보고서 발표 직후 “미국인들은 힘들어하고 있지만, 트럼프와 워싱턴의 공화당은 그들을 도울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당신이 그의 무도회장 건설 비용을 대신 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도널드 트럼프는 당신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라고 발언했다.

‘High risk gamble’: How Trump’s economic messaging is hurting Republicans - Sam Sutton, Politico

Scott Bessent speaks during a press brief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