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O(Heavy Assets, Low Obsolescence·대규모 실물자산 보유 및 낮은 기술 노후화)는 올해 최고의 투자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자동차부터 PC에 이르기까지 각종 제조업체들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데, 이들 기업이 수조 달러 규모의 AI 투자 붐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이 거래가 장기적인 추세라기보다는 일시적인 유행(fad)에 불과하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Philadelphia Semiconductor Index)의 포물선형 급등은 닷컴 버블 붕괴 직전인 1999년과 비교되고 있다. 또한 이번 AI 주식 랠리의 최대 수혜 기업들이 실제 펀더멘털보다는 모멘텀 추종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에 의해 상승하고 있다는 증거도 나타나고 있다. 결국 '곡괭이와 삽(pick-and-shovel)' 투자 테마, 즉 AI 시대의 인프라와 장비 공급업체에 투자한다는 논리는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투자를 정당화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그럴듯한 이야기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긴장감은 글로벌 D램(DRAM)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3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Samsung Electronics, SK Hynix, 그리고 Micron Technology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물론 올해 이들 세 기업이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할 수 있었던 데에는 상승 종목을 쫓는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들 하드웨어 기업들은 실제로도 부러울 만큼 강력한 이익을 창출하기 시작하고 있다.

결국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언젠가 단기 차익을 노리는 '뜨거운 자금(hot money)'이 시장을 떠나는 순간이 오더라도,

이들 기업은 과연 각각 1조 달러의 가치를 정당화할 수 있을까?

결국 논쟁의 핵심은 이들 반도체 기업을

주가순자산비율(PBR, Price-to-Book)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는지, 아니면

주가수익비율(PER, Price-to-Earnings)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는지에 달려 있다.

역사적인 주가 상승 이후,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사는

순자산 가치와 비교하면 상당히 비싸 보인다.

하지만 반대로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하는 낙관적

인 이익 전망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삼성전자가 비싼지 싼지는 어떤 밸류에이션 지표를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론이 나온다

  1. PER 기준(검정색선)으로는 매우 저렴
  • 시장이 예상하는 향후 이익(Earnings)이 급증

  • 주가 상승 속도보다 이익 증가 속도가 훨씬 빠름

▶ 삼성전자는 AI 호황으로 돈을 엄청 벌게 될 텐데, 그 이익 대비 주가는 아직 비싸지 않다.

  1. PBR 기준(파란색선)으로는 역사적으로 비싼 수준
  • 2017~2024년 대부분 구간은 1배 내외

  • 현재는 2배를 훌쩍 넘음

▶ 메모리 회사치고는 너무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변동성이 큰 호황과 불황의 상품 사이클로 잘 알려져 있다. 시장이 정점에 있을 때는 이익이 급증하기 때문에 PER(주가수익비율)이 겉보기에 매우 낮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침체기에 들어서면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될 수 있고, 이 경우 PER은 음수가 되어 수학적으로 의미를 잃는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전통적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을 보다 신뢰할 수 있는 평가 지표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HALO 투자 전략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관점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들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단어는 LTA(Long-Term Agreements, 장기 공급 계약)다. 과거 PC 제조업체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과 달리,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반도체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3~5년짜리 환불 불가 계약을 체결할 의향이 있다. 일부 계약에는 제조업체가 제품을 납품하면서 차감하는 방식의 대규모 선급금이 포함될 수도 있다.

UBS에 따르면 현재 전체 DRAM 출하량의 약 20~30%가 이러한 장기 공급 계약의 적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크론의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FCF)이 AI 붐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

  1. 과거에는 전형적인 경기순환 산업

→ 전형적인 메모리 산업의 호황·불황 사이클

2026년부터 급격한 변화

차트상 2026년에는 약 300억 달러 수준

2027년에는 800억 달러를 넘는 잉여현금흐름이 예상됨

→ 이는 과거 평균과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수준

▶ 시장이 베팅하는 시나리오

  • HBM 수요 폭증

  • AI 서버 증설

  • 하이퍼스케일러 CAPEX 확대

  • 장기 공급계약(LTA) 증가

등으로 인해 단순한 메모리 업체가 아니라 "AI 인프라에 필수적인 현금창출 기업(Cash Cow)"으로 인식

그 결과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제 반도체 업체들의 수익성을 이번 10년 말까지도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UBS의 애널리스트 티모시 아르쿠리(Timothy Arcuri)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주당순이익(EPS)은 2027년부터 2029년까지 100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준을 유지할 수 있으며, 이 기간 동안 4,000억 달러가 넘는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을 창출할 수 있다.

그는 최근 마이크론의 목표주가를 1,625달러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지난 금요일 종가 대비 추가로 67%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비교해보면, 마이크론은 지난 10년 동안 창출한 잉여현금흐름이 고작 160억 달러에 불과했다.

같은 논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역사적인 수준의

ROE(자기자본이익률)

상승 역시 지속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ROE는 기업이 자기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한국에서는 이 지표가 더욱 중요한데, 과거 한국 기업들은 자본 생산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악명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글로벌 투자자들은 오랫동안 한국 기업들을

PBR(주가순자산비율)

중심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AI가 만든 새로운 슈퍼사이클일까?

  • SK하이닉스의 ROE(자기자본이익률)가 과거 메모리 업황 사이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등하고 있음
  1. 과거에는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

  2. 2025~2026년 ROE 폭발

  3.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

ROE는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투입된 자기자본 대비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가"를 의미

▶ 현재 차트는 시장이 "SK하이닉스가 역사상 가장 높은 자본 효율성을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음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첫째, 장기 공급 계약(LTA)의 구체적인 내용이 거의 공개되지 않고 있다. 공급업체들은 하이퍼스케일러들과 체결한 비밀유지계약(NDA) 때문에 관련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애널리스트들도 기껏해야 대략적인 추정치와 일부 사례 수준의 증거만 제시할 수 있을 뿐이다.

둘째, 과거 메모리 산업의 호황과 불황 사이클은 너무나 빈번하고 변동성이 컸기 때문에, 전통적인 투자자들은 AI가 촉발한 슈퍼사이클이 10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렵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재택근무 확산으로 노트북과 기업용 서버 수요가 급증했을 때, SK하이닉스의 ROE는 2022년 중반 19%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가 재개되고 기업들이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요구하기 시작하자, 불과 1년 뒤 ROE는 -18%까지 급락했다. 또한 최근 주가 랠리의 상당 부분이 결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낙관적인 전망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최근 실적 발표 시즌 동안 미국의 4대 기술 기업은 올해 AI 투자 규모를 최대 7,250억 달러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2025년 대비 90% 증가한 수준이다. 만약 이들이 투자 계획을 축소한다면, 현재의 낙관적 전망은 모두 무너질 수 있다.

현재 우리는 AI가 이끄는 확장 국면의 겨우 2년 차에 들어와 있을 뿐이다. 지금까지의 투자 규모는 분명 역사적으로도 이례적이지만, 이 사이클의 지속 기간이 과거의 역사적 패턴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예측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 결국 HALO 투자 테마가 진정한 지속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

A Trillion-Dollar Question for Memory Chipmakers - Shuli Ren, Bloombe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