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약세론:
미국 주식시장은 현재 이익 버블의 한가운데에 있다. 그러나 기업의 이익률은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밸류에이션은 장기 추세를 웃돌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의 잉여현금흐름도 이미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
강세론:
컴퓨팅 자원은 여전히 부족하고, 수주잔고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역시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핵심 위험:
장기적으로 뛰어난 신기술이 반드시 높은 수익성을 가진 기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조정은 찾아올 것이며, 시장에서 빠져나올 시점을 정확히 잡는 것은 매우 어렵다.
역사적으로는 강세 쪽에 무게가 실린다:
기업이익이 증가하는 국면에서 S&P 500이 하락하는 경우는 드물다. 주당순이익이 감소한다면 우려할 만한 신호가 되겠지만, 그러한 상황이 임박했다는 증거는 아직 많지 않다.
현재 시장 환경은 특히 불안정해 보이며, 단기 위험을 어떻게 평가할지를 두고 BCA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독립적인 사고를 중시하고 의도적으로 하나의 ‘공식 견해’를 두지 않는 BCA의 원칙에 따라, 다섯 명의 전략가가 모여 올해 남은 기간 미국 주식시장 전망을 놓고 토론했다.
그러나 이번 토론의 목적은 승자와 패자를 가리는 데 있지 않았다.
강세론과 약세론의 논리를 각각 분명히 제시하고 서로 대비함으로써, 두 관점이 어떤 가정에 기반하고 있으며 각각 어떤 한계를 지니는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약세론: 형성되고 있는 버블
“사람들은 흔히 멋진 기술과 수익성 높은 기술을 같은 것으로 착각합니다.”
— 피터 베레진 (Peter Berezin)
약세론은 현재 시장이 ‘이익 버블’의 한가운데에 있으며, 이익 증가에 기반한 버블이라 하더라도 결국에는 꺼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기업이익은 분명 매우 강하지만, 이익률은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오래 유지되기 어렵고(차트 1), 밸류에이션은 이미 최상의 시나리오를 상당 부분 반영해 추가적인 긍정적 서프라이즈가 나올 여지도 크지 않다.
차트1.
사상 최고 수준에 있는 S&P 500 기업의 이익률
검은색 선: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률
초록색 선: 최근 12개월 실제 이익률
→ 현재 밸류에이션이 높은 이익률이 계속 유지된다는 가정을 반영하고 있어,
이익률이 조금만 둔화돼도 주가가 크게 조정 받을 수 있음.
다만 시장 조정이 정확히 언제 시작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에 따라 향후 3개월 동안은 전술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할 필요가 있지만, 연말 S&P 500은 현재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에서 마감할 것이라는 확신은 유지하고 있다.
자본지출은 이익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현금흐름을 훼손하고 있다. 반도체 업체는 칩을 판매할 때마다 이를 매출과 이익으로 인식한다. 반면 해당 칩을 구매하는 하이퍼스케일러는 이를 당장의 영업비용이 아니라 자본지출로 처리한다. 그 결과 회계상 이익은 증가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현금흐름 개선은 나타나지 않는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보유한 AI 관련 자산은 2029~2030년경 약 2조5,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차트 2). 여기에 연간 20%의 감가상각률을 적용하면, 매년 약 5,000억 달러의 감가상각비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이는 현재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합산 이익이 약 4,000억 달러에 불과하다는 점과 비교하면 상당한 부담이다.
차트2
하이퍼 스케일러의 연간 자본 지출은 2028년 9,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기존 예상보다 계속 상향되고 있지만, 감가상각비와 현금흐름 부담도 매우 커질 수 있음
이미 하이퍼스케일러의 잉여현금흐름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으며(차트 3), 그 흐름은 닷컴 버블 당시 통신 인프라 투자 확대 국면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차트 4).
차트3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잉여현금흐름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
회색: 오라클
빨간색: 메타
연갈색: 구글
초록색: 아마존
짙은 녹색: 마이크로소프트
차트4
2000~2001년 통신업 자본지출 사이클: AI 자본지출이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의 예고편
검은색 선: 미국 통신업체의 자본지출
초록색 선: 통신기업의 12개월 기준 주당 잉여현금 흐름
-> 닷컴 버블 당시 통신업체들은 인프라 투자를 빠르게 늘렸지만, 자본지출이 정점에 도달한 뒤 주당 잉여현금흐름은 급격히 악화됨. 현재 AI 투자 사이클도 과잉투자가 누적될 경우, 통신업처럼 자본지출 급감과 현금흐름 악화가 뒤따를 수 있음.
거의 모든 평가 기준에서 밸류에이션은 과도하게 높아 보인다.
S&P 500의 이익률이 2019년 수준으로 되돌아간다고 가정하면, 현재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27배에 달한다. 이는 2000년 3월 닷컴 버블 정점 당시 기록한 약 26.5배보다도 높은 수준이다(차트 5).
기술주와 금융주를 모두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시장 역시 저렴하지 않다. 기술·미디어·통신 업종과 금융주를 제외한 종목들은 최근 2~3년간 이익이 약 3%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현재 최근 12개월 이익의 26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차트 6).
차트5
S&P 500의 선행 주가수익비율과 주가매출비율이 다시 2000년 고점 부근에 도달했다.
검은색 선: S&P 5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 (P/E)
초록색 선: S&P 500의 12개월 선행 주가매출비율 (P/S)
-> 현재 S&P 500의 선행 P/E는 약 20.3배로 2000년 고점보다는 낮지만, 선행 P/S는 약 3.6배로 당시 고점인 3.3배를 이미 넘어섬. 즉, 현재 기업들의 높은 이익률 덕분에 P/E가 상대적으로 덜 비싸 보일 뿐, 매출을 기준으로 보면 밸류에이션은 닷컴 버블 당시보다도 높음.
차트6
기술주와 금융주를 제외한 종목들도 저렴하지 않다.
검은색 선: 기술·미디어·통신 및 금융 업종을 제외한 미국 주식의 최근 12개월 주가수익비율
초록색 점선: 해당 기업들의 EBITDA 증가율
->기술주와 금융주를 제외한 나머지 미국 주식도 최근 12개월 이익의 약 26배에 거래되고 있지만, EBITDA 증가율은 약 3%에 그치고 있음.
현재 시장의 고평가는 일부 AI·빅테크 종목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어 있음.
투자자들은 한 걸음 물러서서 큰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00년에 걸친 데이터를 보면, 물가를 반영한 S&P 500의 실질가격은 장기 추세보다 약 2표준편차 높은 수준에 있다. 통계적으로 이보다 더 위로 벗어날 확률은 약 2.3%에 불과하다(차트 7). 이 시점에서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주가를 추격하는 것은 투자라기보다 투기에 가깝다.
차트7
S&P 500은 장기 추세보다 2표준편차 높은 수준에 있다.
검은색 선: 물가를 반영한 S&P500의 실질가격
빨간색 선: S&P500의 장기 추세선
-> 물가를 감안한 S&P 500은 현재 장기 추세선보다 약 2표준편차 높은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이는 역사적으로도 매우 이례적으로 높은 가격대라는 뜻으로, 장기 기대수익률이 낮아지고 추세선으로 되돌아가는 조정 위험이 커졌음을 시사한다.
지난 60년간 형성된 주요 자산 버블은 붕괴하기 전에 실질 기준으로 대략 10배가량 상승했다. 나스닥100은 이미 이 기준에 도달했으며, 반도체주는 약 14배 상승해 이를 넘어섰다(차트 8).
차트8
과거 버블의 역사와 현재 시장의 위치
추가 상승의 근거로 흔히 제시되는 ‘대기성 자금’ 주장도 실제 데이터와는 맞지 않는다. 시가총액 대비 현금 비중은 사상 최저 수준에 있으며, 향후 시장으로 유입될 잠재적 매수 자금이 충분히 쌓여 있는 상황이 아니다(차트 9).
차트9
증시 밖에 대기 중인 현금 비중은 사상 최저 수준
검은색 선: 미국의 전체 투자 가능 자금을 미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으로 나눈 비율
*투자 가능 자금: 머니마켓펀드, 기업의 현금성 예금, 가계 및 투자기관의 정기·저축예금
또한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의 기업공개(IPO)는 여러 차례 해당 사이클의 정점을 알리는 신호가 됐다. 원자재 사이클에서는 2011년 글렌코어, 금융주 사이클에서는 1999년 골드만삭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는 2007년 블랙스톤의 상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저는 애널리스트들의 미래 이익 전망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전환점을 제대로 맞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 아서 부다기안 (Arthur Budaghyan)
현재 지표가 강하다는 사실은 시장 하락을 막아주는 방어막이 되지 못한다.
2000년 1분기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은 5%였고, 같은 분기 S&P 500 기업이익 증가율은 25%에 달했다. 그러나 바로 그 시기에 나스닥은 최종 고점을 형성했다. 이는 양호한 경제와 이익 지표가 시장 고점과 동시에 나타날 수 있으며, 강한 지표 자체가 고점 형성을 막아주지는 못한다는 증거다.
현재의 자본지출 붐을 정당화하는 논리로는 이른바 ‘제본스의 역설’이 자주 제시된다. AI 비용이 하락하면 사용량이 그만큼 더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1990년대 인터넷 인프라 투자 당시에도 같은 논리가 제기됐다. 실제로 이후 25년 동안 인터넷 트래픽은 연평균 약 42% 증가했지만(차트 11), 효율성이 개선되면서 인프라 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하락했다(차트 12).
차트11
글로벌 인터넷 트래픽은 2000년 이후 약 50만% 증가했다
차트12
미국 통신업 자본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했다
검은색 선: 통신업 자본지출의 GDP 대비 비중
초록색 선: 미국 광대역 통신 사업자들의 자본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 인터넷의 사용량은 급증했지만, 인터넷 인프라에 대한 지출의 비중은 장기적으로 축소됨.
AI도 사용량이 크게 늘어도 현재와 같은 자본지출이 유지되거나, 기업이 장기간 높은 이익을 누리지 못할 수 있음.
AI도 비슷한 경로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 AI는 전기처럼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매우 유용한 기술이 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지속적인 독점이익을 만들어주는 원천이 되지 않을 수 있다.
AI는 기존 기술 플랫폼들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구조를 분명하게 갖추고 있지 않다. 과거 기술기업의 높은 수익성을 가능하게 했던 네트워크 효과와 규모의 경제가 AI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 AI 모델을 운영하는 데에는 상당한 변동비가 발생해, 기존 기술기업들이 누렸던 낮은 한계비용 구조와 차이가 있다. 또한 이용자들은 서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AI 자체와 상호작용한다.
투자자들이 이러한 차이를 인식하게 되면 기술·미디어·통신 업종 주가는 약 30~50% 조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 약세론의 예상이다. 따라서 이 관점에서 적절한 대응은 하락할 때 매수하는 것이 아니라, 주가가 강할 때 매도하는 것이다.
“AI는 결국 전기와 비슷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겠지만,
누구나 AI를 사용할 수 있다면 반드시 수익성까지 높여주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 피터 베레진
강세론: 펀더멘털은 강하고 향후 경로도 보이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강세론은 가시적인 수요와 자본지출 확대가 경제 전반에 가져오는 효과, 그리고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수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에 기반한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핵심은 세 가지다. 컴퓨팅 시장은 공급과잉이 아니라 여전히 공급 부족 상태에 있고, AI 자본지출의 수익성은 과대평가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소평가되고 있으며, 이번 사이클의 이익 증가가 흔히 거론되는 소수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더 넓게 확산돼 있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는 컴퓨팅 자원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수요를 모두 충족할 수 있었다면 클라우드 매출은 더 높았을 것입니다.”
— 알파벳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
컴퓨팅 자원은 넘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하다. 하이퍼스케일러의 클라우드 수주잔고, 즉 이미 주문을 받았지만 아직 이행하지 못한 계약 규모는 불과 지난 두 분기 동안 약 7,500억 달러 증가했다(차트 13). 이는 산업의 공급 능력보다 수요가 여전히 더 빠르게 늘고 있다는 증거다.
차트13
클라우드 수주잔고가 두 분기 만에 7,500억 달러 증가했다
검은색 막대: 구글 클라우드 수주 잔고
초록색 막대: 아마존 클라우드 수주 잔고
연한 갈색 막대: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수주 잔고
아시아의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도 이번 사이클에서는 과거보다 훨씬 절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설비 증설 규모를 역사적 범위 안에서 관리하면서, 이전 사이클에서 나타났던 과잉투자를 반복하지 않고 있다(차트 14).
하이퍼스케일러의 재무상태에서도 아직 부담이 커졌다는 신호는 나타나지 않는다. 영업이익 대비 이자비용 비중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대차대조표가 압박받고 있다는 징후는 뚜렷하지 않다(차트 15).
차트 14
대만과 한국은 생산능력 증가를 비교적 절제된 수준으로 관리해왔다.
검은색 선: 대만 전자부품 산업생산의 전년 대비 증가율
초록색 선: 한국 전자부품 산업생산의 전년 대비 증가율
차트 15
하이퍼스케일러의 재무상태에서는 아직 부담의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다.
검은색 선: 주요 하이퍼스케일러 전체의 EBIT 대비 이자비용 비율
초록색 선: 오라클을 제외한 하이퍼스케일러의 EBIT 대비 이자비용 비율
연한 갈색 선: 미국 주식시장 전체의 EBIT 대비 이자비용 비율
->하이퍼스케일러의 이자비용 부담은 시장 전체보다 훨씬 낮아, 대규모 AI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재무건전성은 아직 견조함.
따라서 현재의 자본지출을 당분간 감당할 여력이 충분함.
시장은 AI 투자에서 발생할 수익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은 현재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마치 유틸리티 기업처럼 평가받고 있다(차트 16).
차트16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
검은색 선: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
그러나 투자 성과를 보여주는 근거는 점차 쌓이고 있다. 최신 세대 GPU의 임대료는 올해 들어 계속 상승하고 있고, 클라우드 계약 가치는 메가와트당 기준으로 전년 대비 약 두 배 늘었다(차트 17). 직원 1인당 EBIT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핵심 클라우드 사업 밖에서도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메타는 AI를 활용한 광고 효율 향상으로 실적이 좋아지고 있으며, 구글 검색 사업도 다시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차트 18).
차트 17
GPU 임대료와 계약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상단 차트: 엔비디아 B200 블랙웰 GPU의 시간당 임대료를 나타낸 실리콘 데이터 지수
하단 차트: 2025년에 비해 2026년 AI 데이터센터 계약의 메가와트당 연간 가치가 높아짐.
차트 18
AI가 이미 하이퍼스케일러의 핵심 사업 성장을 끌어올리고 있다
상단 차트 - 초록색 선: 메타 광고 매출 증가율, 검은색 선: 구글 검색 매출 증가율
하단 차트 -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의 직원 1인당 EBIT 누적 변화율
-> 강세론자들은 AI 투자가 아직 막연한 미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가격, 매출, 생산성 지표에서 이미 수익화 되고 있다는 주장임.
강세론자들은 향후 두 분기 안에 현재의 대규모 AI 자본지출이 실제로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사실에 시장이 놀라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기업이익의 강세는 소수 대형주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향후 실적에 대한 가시성도 상당히 높다. 지수 내 중간값 기준 기업이익 증가율은 약 14%로, 시가총액 가중 기준 증가율인 20% 이상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견조한 수준이다. 업종별 이익 전망치 조정도 전반적으로 상향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차트 19).
차트 19
중간값 기준 기업의 이익 증가율도 견조하다.
검은색 막대: 각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 중간 값
초록색 막대: 기업별 시가총액을 반영해 계산한 이익 증가율
(왼쪽부터) 부동산,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소재, 경기소비재, 헬스케어, 산업재, S&P500 전체, 금융,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기술, 에너지
산업재 부문의 수주잔고와 수주·출하 비율은 향후 1~2년치 실적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게 해주며, 이 같은 가시성은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직접 밝힌 내용도 강세론을 뒷받침한다. 이들은 현재 공급 능력이 제한돼 있으며 수요에 크게 못 미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지금의 자본지출이 막연한 미래 수요를 기대한 투기적 투자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현실적인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투자라는 점을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근거 중 하나다.
펀더멘털이 건전한 상황에서는 역사적으로 강세 쪽에 무게를 두는 편이 유리하다. 별도의 조건 없이 보면 S&P 500은 약 84%의 기간에 상승했다. 이 비율은 기업이익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때 약 64%까지 낮아지지만, 현재로서는 그러한 상황이 임박했다는 증거가 없다
핵심 쟁점: 개선되는 거시환경, 풍부한 유동성, 시장 순환, 대형 IPO
강세론자와 약세론자의 기본 주장이 제시된 뒤, 최고투자전략가 마르코 파피치(Marko Papic)는 자신의 질문과 고객들의 질문을 바탕으로 양측의 논리를 추가로 검증했다.
개선된 거시환경은 약세론을 약화시키는가?
파피치는 글로벌 유동성이 올해 남은 기간에도 여전히 풍부할 것으로 보이고, 임금 상승 없이 고착적인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기는 어렵다는 분석과 함께 소비 여건도 대체로 건전하다는 평가를 언급했다. 유동성, 물가, 소비가 모두 약세론과 반대 방향을 가리키는데도 어떻게 비관적인 전망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약세론자들은 두 가지로 반박했다. 광의통화량의 GDP 대비 비율은 주식시장의 전환점을 예측하는 지표로 신뢰도가 낮으며, 오히려 수십 년 만의 최저 수준에 있는 시가총액 대비 현금 비율이 더 유용하다는 주장이다(차트 9).
가계와 기업의 레버리지가 낮다면 실제 충격의 전달 경로는 무엇인가?
파피치는 금리, 주가, 소비 사이의 자기강화적 관계를 제시했다. 기술주가 폭락하지 않고 단지 횡보하는 정도라면 금리 하락이 부채가 적은 가계의 차입 확대를 유도해 오히려 경제를 떠받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약세론자들은 총부채 수치만 보면 위험이 가려진다고 반박했다. 전체 가계부채에서는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크지만, 신용카드와 자동차대출 연체율은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고점 수준에 올라와 있다. 고소득층 소비까지 둔화되면 현재의 ‘K자형 경제’가 더 심각한 ‘L자형’ 침체로 기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가오는 IPO 물결은 강세 포지션의 위험 대비 보상을 악화시키는가?
파피치는 대형 IPO와 시장 고점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노아 와이스버거의 과거 분석을 다시 제시했다(차트 10). 최소한 대형 IPO가 이어질수록 미국 주식의 위험 대비 기대수익이 나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세론자들도 이 부분은 인정했다. 다만 그 충격의 전달 경로는 기업이익 붕괴나 경기침체보다는 밸류에이션 축소에 가깝다고 재정리했다. 연말 목표치에도 이미 일정 수준의 멀티플 하락을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강세론자들이 더 우려하는 것은 본격적인 약세장 진입보다
밸류에이션 축소, 변동성 확대, 향후 기대수익률 둔화
다.
기술주에서 다른 업종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S&P 500은 횡보할 수 있는가?
약세론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가 바로 이것이다. 2000~2001년에는 S&P 500 기술주가 45% 하락했지만 나머지 업종은 10% 상승했으며, 먼저 업종 순환이 나타난 뒤 경기침체가 뒤따랐다. 다만 아시아 반도체주를 제외한 신흥국 증시가 올해 하락 중이라는 점을 보면, 아직 미국 밖에서 뚜렷한 확산 장세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하이퍼스케일러 이익 중 비상장 AI 지분 평가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되는가?
영향은 실제로 존재하지만 제한적이라는 답이다. 하이퍼스케일러 이익의 약 3분의 1은 ‘기타이익’이며, 상당 부분이 보유 지분 가치와 관련돼 있다. 그러나 경쟁사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메타가 그룹 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이 우려가 실제 숫자보다 투자심리에 더 크게 반영됐다는 주장이다. 다른 업종들도 자본지출과 잉여현금흐름을 동시에 늘리고 있어 전반적인 이익의 질은 양호하다고 본다.
향후 12~18개월 통화정책은 증시에 강세 요인인가, 약세 요인인가?
결론은 뚜렷하게 어느 쪽도 아니라는 것이다. 2000년 침체 당시 실질 소비는 2%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고 연준도 금리를 인하했지만, 기술주에 집중됐던 이익 붐이 꺼지면서 기업이익은 60% 감소했다. 단기적으로는 연준 정책이 주가 변동을 만들 수 있지만, 중기 방향은 결국 밸류에이션과 기업이익이 결정한다.
AI가 범용화되면 관련 투자 테마 전체가 무너지는가?
이는 약세론의 핵심 주장이다. 파피치는 AI 모델 간 가격 경쟁이 심해질수록 하이퍼스케일러가 승자를 가리기 위해 오히려 더 많은 컴퓨팅 설비를 구축해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모델 개발사보다는 인프라와 반도체 같은 이른바 ‘곡괭이와 삽’ 기업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베레진은 컴퓨팅이 특정 기술 구조에 종속되지 않으며, 모델 개발사들 역시 막대한 자본지출의 주요 수요자라는 점을 들어 반박했다. 또한 시장은 실제 공급 부족이 해소되기 훨씬 전부터 가격을 재평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문제는 방향보다 조정 시점이라고 본다. 반면 신규 모델 개발사들이 계속 늘어난다면 데이터센터 수요가 오히려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재반론도 제기됐다.
강세론이 토론에서는 이겼지만, 승리는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
2025년 약세론자들은 노동시장의 전환점, 선행지표 악화, 소비자 부담 등 경기 펀더멘털을 근거로 침체가 임박했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는 AI 자본지출이 약세론의 핵심 논거로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그런데 2026년 들어 경기 펀더멘털이 개선되자, 이제는 경제지표보다 AI 자본지출 사이클의 종료 시점을 맞힐 수 있다는 주장에 의존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과 비슷한 점은 있지만, 논리적으로는 다소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모든 기술혁신과 자본지출 사이클은 결국 좋지 않게 끝난다. 다만 시점이 중요하다. 경기 사이클의 마지막 10% 구간은 오히려 가장 높은 수익을 주는 경우가 많다. 개인투자자는 시장에서 잠시 빠져 있을 수 있지만, 전문투자자는 그런 선택을 하기 어렵다.
강세장의 끝을 예측하는 것과 기술 자본지출 사이클의 정점을 예측하는 것은 모두 매우 어렵다. 그러나 BCA는 전자에 대해서는 77년간 분석 경험을 쌓아왔지만, 후자에 대해서는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도 문제다.
따라서 이번 토론에서는 강세론이 승리했다. 거시 펀더멘털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다만 강세론의 약점은 AI 자본지출 증가 속도의 변화, 즉 2차 미분이 현재 마이너스라는 점이다(차트 23). 그러나 2026년 초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고, AI 자본지출 추정 자체가 매우 어렵다는 반론이 있다.
차트 23
AI 자본지출의 증가 가속도가 곧 마이너스로 급락할 전망이다.
진한 실선: 하이퍼스케일러 자본지출의 증가 가속도
점선: 자본지출 전망치를 바탕으로 한 예상 경로
회색 구간: 전망치
-> 하이퍼스케일러의 AI 자본지출 증가 속도는 2027년 전후 정점을 찍은 뒤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됨.
이는 투자액 자체의 감소라기보다, 자본지출의 증가율이 더 이상 가속되지 않을 것을 의미함.
강세장은 이미 상당히 오래 이어졌고, 종점이 가까워졌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의 예상 밖 반등과 대형 IPO는 2027년 거시환경을 크게 바꿀 수 있으며, 이는 다음 토론의 핵심 주제가 될 수 있다.
Bull/Bear Debate: Buy Dips Or Sell Strength In 2H2026? - Noah Weisberger, Marko Papic, Peter Berezin, Arthur Budaghyan, Juan Manuel Correa
*프루츠투자자문은 앞서 유튜브 「나스닥과 반도체의 반등이 더 위험한 이유」 등의 영상을 통해, 현재 증시를 둘러싼 강세론에 대해 다른 의견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