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WTI는 호르무즈 해협이 곧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로 8% 넘게 하락해 금요일 약 $77불에 마감 하였습니다.

그러나 베센트가 예고했던 수요일 합의는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이란의 초안은 미국, 이스라엘 선박 통행 금지 + 보상금 요구 + 화물가치 5~7%에 달하는 수수료+ 위반 시 화물가치 20% 벌금 등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만큼 상당히 강경합니다.

이란은 오만과 합의하더라도 미국이 이란의 여러 조건들을 완벽히 들어주기 전까지는 호르무즈를 개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중에 있으며, 시장의 기대감이 무색하게 홍해의 선박 공격도 끈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SPR, 휘발유, 중간유분의 재고는 지속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제품 재고는 5년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어 현재 $70대 유가와 재고 수준 사이의 괴리는 막대합니다.

투기적 원유 포지셔닝/ 검은선: 배럴 기준 순매수 포지션(왼쪽축)/ 갈색선: 달러 기준 순매수 포지션 (오른쪽 축)

여기에 더해 합의에 대한 기대는 투기적 원유 포지션까지 수십 년래 낮은 수준으로 끌어내려, 심지어 전쟁 이전 수준까지 원유 선물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은 줄어 있는 상황입니다.

모두 알고 있듯이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주말 “이르면 수요일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하는 합의가 나올 수 있다”고 언급하여 유가는 이번 주 큰 폭의 갭 하락으로 시작 되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수요일에 합의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목요일 이란 국영매체가 공개한 초안은 시장이 기대했던 ‘정상화’와는 크게 다릅니다.

조건은 대략적으로 아래와 같습니다.

-미국, 이스라엘 선박은 영구히 호르무즈 통항 금지

-이란에 대한 전쟁에 대한 합당한 보상금 지불 이전까지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 불가.

-묶여 있는 이란의 동결자금 전부 해제

-미군 병력 중동 지역내 영구 철수

-규정 위반 시 화물 가치의 20%에 해당하는 벌금

-5~7%에 달하는 화물에 대한 수수료 부과 등

언뜻봐도 미국이 전혀 합의할 수 없는 조건들을 제시하며 이 중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을 경우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은 없다고 엄포한 것이 불과 목요일입니다.

특히 중요한 부분은 이란이 미국과의 합의 이후에도 원유 통과량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인데, 아마도 이란은 이를 장기적인 협상 레버리지로 계속 활용할 예정으로 보입니다. 또한 어찌된 일인지, 지속되는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 선박에 대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잠잠하던 UKMTO(영국 해상청)는 토요일 아침 기준으로 호르무즈를 통과하던 선박에 대한 공격을 다시 보도 하였습니다.

이번 주 수요일 발표된 EIA 데이터에서 미국 상업용 원유재고는 예상 밖으로 +250만 배럴 증가했습니다.

이것만 보면 유가 약세신호로 잘못 해석될 수 있지만, 동시에 이미 바닥 레벨에 가까워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SPR은 전주 대비 280만 배럴 감소 하였습니다. 휘발유 또한 5년 평균 대비 약 -7% 수준으로 전주대비 약 160만 배럴 감소하였고, 중간유분도 5년 평균 대비 약 12% 가량 낮은 수준으로 하락하며 전주대비 약 350만 배럴 감소하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 미국의 석유제품 및 전략비축 재고 상황은 매우 타이트합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이런 수준의 원유/ 제품 재고는 현재보다 훨씬 높은 유가와 연결되곤 하였습니다.

출처: BISON INSIGHTS

*프루팅 주석: 현재 빅4와 미국 SPR 포함 글로벌 재고는 약 10.8억(1.08BILLION) 배럴: 역사적으로 해당 수준의 재고(재고만 감안시)일 경우 적정 유가는 $100~110 내외였다는 바이슨 인사이츠의 주장

단순 재고를 넘어, 사실 작금의 상황에서 유가에는 막대한 전쟁 프리미엄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문에 말씀드렷듯이 지난 주말 베센트의 종전 관련 인터뷰만으로 이번주 내내 유가는 하방압력을 받으며 이번주 유가는 약 7%가량 하락 마감하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장기 웨지패턴을 깨며 상향 돌파하는 것 같던 달러 또한 최근들어 엔화 개입과 함께 강한 약세 압력을 받으며 국내 매크로 투자자들에게 일부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주 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귀금속 가격 및 나스닥의 가격 상승 움직임, 그리고 전반적인 달러 인덱스의 하락을 촉발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사실상 확대 해석할 근거 없는 추론들

은 하기와 같습니다.

A. 재무부가 FIMA를 통해 미 국채 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다.

B. 재무부가 향후 QRA를 통해 단기국채 발행을 늘릴 것이다.

C. 고용이 약해지고 있으니 인플레이션은 끝났고, 따라서 연준은 완화에 나설 수 있다.

A의 경우, 연준의 실제 움직임은 아직 전혀 확인되고 있지 않습니다. (실제 FIMA 한도를 증가시켜 미국내 인플레이션 위험을 높이면서 까지 일본의 엔화 강세 정책을 지원할것 이라는 시장 기대)

B의 경우, 일부에선 기존의 QRA 워딩인 '향후 잠재적 증액(INCREASE)을 계속 평가할 것'→ ‘잠재적 변화(CHANGE)를 계속 평가할 것’으로 바뀐 것을 두고 변화는 증액 뿐만 아니라 감액도 포함하는 워딩이기에 다음 QRA때의 쿠폰 감축을 시사한다고 보고 있지만, 프루츠는 이러한 해석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TBAC 위원회에서 27년 지출확장에 맞춰 향후 쿠폰 증액을 하도록 권고한 내용이 명시된 것을 보면 장기채 발행을 감축하는 것이 아닌 증액을 시사한다고 보는 쪽이 더 적합

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루팅 텔래그램 중

그리고 마지막 C의 경우야 말로 프루츠와 시장은 가장 큰 이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은 금요일에 발표된 NFP 수치가 약했으니 미국 경제가 둔화 국면에 들어갔다고 단정하는 모습을 금주에 나타냈습니다. 경기가 둔화하니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고, 또 둔화하는 물가는 인플레이션도 끌어 내릴 것이니 듀레이션 자산 가격은 상승할 것이다는 논리입니다. (BAD IS GOOD)

물론 이번 7월 고용보고서만 보면 수치는 분명 약했습니다.

비농업고용이 예상치인 8만 5천명 증가를 크게 하회해 오히려 -2.3만 명으로 감소했고, 5~6월도 합쳐 10.3만 명 하향 수정 되었습니다. 실업률은 4.1%로 이전 4.2%에 비해 오히려 내려갔지만, 분명 여기에는 노동시장 참가율이 61.4%로 떨어지면서 26.4만 명이 노동시장을 이탈한 영향이 컸습니다. 즉 헤드라인 실업률보다 분명 미국의 현재 고용의 질은 더 약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허나 이를 미국의 본격적인 경제 둔화로 연결하기 어려운 이유는 수치상 명확합니다.

7월의 ISM 제조업은 55.6으로 4년여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고, 제조업 고용지수도 52.8로 확장 영역에 진입했습니다. 서비스업 ISM도 54.1로 여전히 견조한 확장을 가리킵니다. 특히, 신규주문 또한 강합니다.

더 극단적인 대조는 GDPNow입니다. 애틀랜타 연은의 8월 6일 기준 3분기 GDPNow는 연율 5.8%를 기록했습니다. GDPNow 자체를 그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현재 기록되고 있는 실물 경제 데이터를 종합하면 “경제가 이미 급격하게 둔화중이다”는 그림이 전혀 아닙니다.

즉, 프루츠는 현재 상황을 전혀 시장이 기대중인 대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

고용 ↓ + 성장 ↓ 이라면 전형적인 경기둔화의 신호이지만, 지금은 대략 고용은 하방이지만 서비스 및 제조업 활동, 신규 주문이 강하고 GDP 추정치도 여전히 매우 강한 상황입니다. (특히 고용은 해당 지표중 가장 후행적 성격) 즉,

이란 전쟁과 전혀 관계 없는 ‘수요’측의 물가 압력은 여전히 높은 상황

입니다.

위에서 확인 가능하듯이 서비스 ISM의 가격지수는 70.3까지 올라왔는데 즉 “고용이 약해졌으니 수요가 죽고 인플레이션도 끝났다”는 논리는 미국이 발표중인 데이터와도 전혀 매칭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프루츠는 현재를 “jobless growth 또는 labor-light growth” 가능성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가 가능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나뉘고 있습니다.

  1. 트럼프의 강한 이민 정책.

외국 태생 노동력 증가율(연두색) vs 미국 태생 노동력 증가율 (파랑) vs 총 노동 증가율 (점선)

위 차트를 보면,  22~23년에는 외국태생 노동력 증가율이 전년비 6~7% 이상까지 올라가면서 미국 전체 노동 공급 증가를 사실상 견인한 것을 확인 가능합니다. 허나 이후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이 집행되며 외국인 노동력 증가율은 급격히 둔화했고 최신 기준으로 마이너스 영역까지 내려갑니다.

반면 미국 태생 노동력(파란선)은 애초에 인구구조 때문에 애초에 가능한 증가율이 매우 낮습니다.

즉, 미국 태생의 노동공급 구조적으로 늘어나기가 쉽지 않기에, 외국인 태생 노동공급이 급격하게 줄고 있기 때문에 전체 노동 공급의 증가율 또한 24년부터 급락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전체 노동 공급: 점선)

외국 태생 노동공급(파란선) vs 미국 태생 노동공급 (녹색선) 전년비 증감율/ 2008-2026.6월

더 최신의 수치는 바로 26년 8월 7일에 발표된 이틀 전 자료에서 확인 가능하지만 아직 해당 수치는 그래프화 되지 않았습니다.

화제가 된 7월 NFP는 -2.3만 명이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동시에 26.4만 명이 노동시장에서 빠져나갔고, 경제활동참가율은 61.4%로 약 5년 반 만의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로이터 조차 이번 고용보고서를 분석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불법이민 단속이 노동공급을 크게 감소시켰다”고 명시적으로 지적하는데,

올해 들어 노동력은 100만 명 이상 감소중

에 있습니다.

  1. 기업들이 생산과 매출을 늘리면서도 사람을 적극적으로 뽑지 않는 구조

AI, 자동화, 생산성 향상, 이민 감소에 따른 노동공급 변화, 기업의 보수적 채용 등이 섞이면 GDP는 꽤 강한데 NFP는 약한 상황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실제 올해 NFP 평균 증가폭도 크게 낮아졌지만 경제활동지표는 그만큼 약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프루츠가 서문의 c를 반영한 시장에 크게 반대하는 이유입니다.

즉 고용 약화와 고용 자체의 질이 악화된 것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여기서 곧바로 고용 약화 → 경기침체 → 수요 붕괴 → 인플레이션 종료 → Fed easing

까지 가는 건 몇 단계를 건너뛰는 망상에 불과합니다. 마치, AI가 생산성을 ‘당장에' 크게 향상 시켜 인류의 물가 문제를 모두 해결해 줄 것이다는 주장을 폈던 일부 전문가들과 같은 보법입니다.

특히 앞으로 정말 ‘명목’상 경기 둔화라고 판단하기 위해선 NFP 한두 번보다 ISM 신규주문, 실질 소비, 실질소득, 주당근로시간, 실업수당 청구, JOLTS의 채용 및 퇴직률이 같이 내려와야 합니다.

오히려, 시장 관점에서는 '명목' 성장은 강한데 고용만 약해지는 구조가 연준에게는 더 까다로운 시나리오일 수 있습니다.

금리를 한 두번 추가 동결할 명분은 생기지만, 시장의 반응 함수로 인한 금융 조건의 자동 이완(장기금리 하락, 자산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는 더욱 안정되기 어렵고, 이는 결국→ 연준의 실제 여력을 더욱 제한하는 반복 LOOP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구조적인 문제로 미국의 실업률은 되려 예상치인 4.2%를 하회하는 4.1%로 하회한 것은 최근의 전반적인 시장이 약한 NFP를 너무 빠르게 “Fed easing = bullish”로 번역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지난주 시장 움직임

주초부터 시작된 트럼프를 넘어선 베센트의 종전에 대한 구두 개입(= 거짓말), QRA에 대한 다소 자의적인 잘못된 기대 및 아직 시작되지 않은 FIMA에 대한 선반영, 그리고 금요일에 발표된 비농업 고용지수까지 더해져 이번주 시장의 내러티브는 다시 과거와 같은 연준 풋에 대한 기대로 되돌려졌습니다.

다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건 바로 이 모든 무한 LOOP가 만들어 내는 이 ‘기대’는 당장의 지정학적 현실앞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

에 있습니다.

서문에 나열한 원유와 제품 재고의 급격한 감소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전쟁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을 인위적으로 누를 수 있다는 점, 그 자체가 역설적으로 어떠한 이유로든 전쟁이 다시 격화되거나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화 될 수 없다는 것을 시장이 인지할 경우 막대한 시장 역풍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서문에 언급한 바이슨 인사이츠가 제시한 SPR을 포함한 미국 빅4 재고와 유가의 역사적 연관성은, 전쟁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단순 재고→ 유가에 대한 역사적 회귀 추정법에 근거합니다.

허나 WTI는 말그대로 FUTURE입니다. 즉 유가는 미래에 대한 EXPECTATION을 한참 선행하고자 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방법은 이러한 미래에 대한 EXPECTATION을 현실과는 무관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조작’에 해당합니다.

프루츠의 오랜 독자분들이라면 알겠지만, 귀금속 시장에 한때 횡행하던 미국 행정부와 IB 은행들의 ‘선물 매도’를 통한 귀금속 가격 조작론에 프루츠는 선을 긋고 매우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바 있습니다.

원유 시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의 중앙은행이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한때 브렌트유에 대한 매도 개입을 하려했다는 건 정확이 아닌 팩트이기 때문에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재무부까지 나서 연준과 손을 잡고 원유에 SHORT 포지션을 취한다는 것엔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트럼프와 베센트가 반복적으로 (트럼프가 안먹히자 베센트까지 나서는) 평화와 협상을 말하고 순수 ‘거짓말’을 통해 유가의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리스크 프리미엄을 반대로 작용케 하는것은 분명 매우 노골적이고 인위적인 가격 유도 행위입니다.

그리고 이야말로, 영란은행을 무너트린 거대 매크로 헤지펀드의 매니저 출신인 스캇 베센트가 역설적으로 현재 미국이 인위적인 장기금리 억제와 이로 인한 듀레이션 자산 가격이 만들어내는 부의 효과가 얼마나 미국의 실물 경제에 중요한지 매우 잘 알고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분명, 트럼프는 이러한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베센트로 부터 쪽집게 과외를 받고 있는 듯해 보입니다.

금일에도 후티는 사우디 아람코의 Jazan 정유 공장을 타격하며 사우디를 도발하는 것에 여념이 없습니다.

또한 방금 전 이란 혁명수비대 대변인인 호세인 모헤비는, '현재 이란의 전략은 적들이 패배할 때까지 “끝없는 저항(resistance forever, without end)”을 지속하는 것이라고밝혔는데, 덧붙여 ‘이 전략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만약 현재의 ‘단순 재고 추정’으로 인한 역사적 유가 레벨이 최소 100불 근처라면, 시장이 결국 future expectation을 현실에 반영하기 시작할 경우를 빠르게 가정해 봐야 합니다.

왜냐면 지금까지 나열한 모든 상황은 화폐의 debasement는 조금도 감안하지 않은채 단순히 원유라는 한 원자재 섹터에만 집중한 고증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금/원유 RATIO는, 금주 금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유가의 하락으로 인해- 금 1온스당 약 56배럴 이상을 살수 있는 수준으로 다시 올라왔습니다.

하기는, 원자재에 대한 깊은 통찰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프루츠와 장기적 매우 view가 유사하여 종종 프루팅에서 소개한 바 있는 GOEHRING & ROZENCWAJG의

8월 7일자

칼럼입니다. 원자재 전문 리서치로서 현재 원유 펀더멘털에 대한 좋은 인사이트가 있는 글이니 정독해보시기 바랍니다.

왜 아직 저장탱크는 바닥나지 않았는가? 원유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놓치고 있는 것

오늘 저희는 몇 주 후 발간될 분기 레터에 앞서 원유시장에 대한 중간 업데이트를 내놓습니다.

현재 저희는 출장 중이지만, 중동에서 계속되고 있는 적대행위와 저희가 받고 있는 수많은 질문을 고려해, 글로벌 원유시장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투자자들에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레터에서 저희는 올여름 전 세계가 ‘탱크 바닥(tank bottoms)’에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재앙적일 수 있으며, 이전에는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가장 가까운 사례는 코로나 때였습니다. 당시에는 반대로 탱크가 거의 넘쳐흐를 정도로 가득 찼고, 유가는 급격히 마이너스로 떨어졌습니다.

저희는 이제 똑같은 일이 반대 방향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재고는 시장의 충격 흡수장치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물리적 인프라가 한계에 도달하면- 탱크가 넘치도록 가득 차거나 완전히 바닥나면- 재고는 더 이상 변동성을 흡수하지 못하고 오히려 변동성을 전달하기 시작합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폭발적인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센티먼트는 여전히 극도로 약세입니다. 원유시장은 적시 공급(just-in-time) 시장이 되고, 오직 가격만이 시장의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됩니다. 가격 변동은 극심해집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탱크는 아직 바닥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희의 분석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아직 바닥나지 않았다는 것이 앞으로도 바닥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저희는 향후 60일 이내에 이번 위기가 극단에 도달할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폭발적인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센티먼트는 여전히 극도로 약세입니다.

약세론 (THE BEAR CASE)

왜일까요? 투자자들은 올해 내내 약세였습니다. IEA가 원유시장에 엄청난 공급과잉이 존재한다고 주장했고 투자자들은 이를 믿었습니다. 2월 말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된 이후 그들의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수개월 동안 하루 1,000만 배럴 이상을 시장에서 빼냈는데도 위기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공급과잉 규모가 엄청났음이 틀림없다는 것입니다. 위기가 발생하지 않은 채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이러한 주장은 더욱 강화됩니다.

투자자들이 실제로 어떻게 거래했는지 보십시오. 투기적 거래자들은 3월에 사상 최대 규모의 총 숏 포지션(gross short positions)을 보유한 채 진입했습니다. 전쟁이 시작되자 황급히 숏을 청산했고, 그 결과 원유가격은 12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예상했던 시점에 위기가 찾아오지 않자 이들은 다시 숏 포지션을 쌓아 새로운 극단까지 밀어붙였습니다. 그리고 이는 미국이 6월 이란과 MOU를 체결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한다고 했을 때 정점에 달했습니다.

유가는 68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사실상 전쟁 이전과 동일한 가격이었습니다. 적대행위가 다시 격화되자 이들은 또다시 숏을 청산했고, 유가는 90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고점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5개월에 걸친 혼란 속에서도 투자자들은 실제로 자신들의 견해를 바꾼 적이 없습니다. 그저 리스크 한도에 맞춰 총 숏 포지션의 규모를 늘렸다 줄였다 했을 뿐입니다.

저희는 이러한 안일함이 심각한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석유업계 경영진들은 글로벌 석유 시스템에 재앙적인 실패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MOU를 정당화하면서 세계가 앞으로 4주간의 공급 차질조차 견뎌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 발언으로부터 이미 한 달 넘게 지났습니다. 그리고 아주 짧은 한 번의 기간을 제외하면 호르무즈 해협은 대부분 폐쇄된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전쟁 전에는 하루 60~80척이 통과했지만 현재 통항량은 다시 하루 2척으로 줄었습니다. 게다가 이제 후티는 우회 파이프라인을 통해 홍해의 선적항으로 이동하는 사우디 원유 수송까지 공격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전선이 열린 것입니다. 잠재적으로 추가로 수백만 배럴의 수출이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왜 그렇게 태평한가?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왜 이렇게 침착할까요? 원유는 2008년 145달러 고점 이후 18년간 약세장에 있었습니다. 고통스럽고 긴 약세장에서는 가격 움직임을 더욱 강화하는 하나의 내러티브가 자리 잡습니다. 가격이 낮아질수록 그 이야기가 더욱 진실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오늘날의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우리가 5개월간의 호르무즈 봉쇄를 견딜 수 있었다면 공급과잉은 엄청났음이 틀림없으며, 공급이 흔들리기 시작할 때쯤이면 전기차가 어차피 원유를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릴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1999년의 금을 떠올리게 합니다. 당시 모든 사람은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금을 전부 매각할 것이기 때문에 금값은 영원히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금 가격은 당시 20년에 걸쳐 75% 가량 하락했습니다. 그러다 중앙은행들이 매도를 중단했고, 결국에는 매수자로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결국 99년 이후 금은 한 세대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낸 자산이 됐습니다. 원유도 이제 같은 길을 가게 될까요? 저희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왜 아직 탱크가 바닥나지 않았는가?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시차입니다.

미국 재고는 4월 말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원유가 유정에서 최종 소비 단계까지 이동하는 데 거의 90일이 걸립니다. 따라서 상황이 정상화된 이후에도 추가로 45~60일 동안 재고 감소가 계속됩니다. 실시간 미국 데이터에 따르면 원유와 주요 석유제품 재고는 3월 이후 약 2억 배럴 감소했습니다. 이는 40년 데이터 역사상 가장 가파른 재고 감소입니다. 최근의 감소 속도를 적용하면 미국에서만 재고 감소가 3억 배럴을 넘어섭니다.

미국은 글로벌 재고의 약 절반을 차지하므로, 이는 호르무즈 해협이 오늘 당장 재개방되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최소 6억 배럴의 재고 감소가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WTI의 결제가 이루어지는 쿠싱의 재고는 2,000만 배럴입니다. 사실상 운영 가능한 최저 수준입니다. OECD 재고는 6월까지 이미 거의 3억 배럴 감소했으며, 7월에도 또 한 차례 큰 폭의 감소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트림(burp)’입니다.

6월 MOU 이후 걸프 지역에 갇혀 있던 유조선 함대가 마침내 빠져나왔고, 거의 1억5,000만 배럴의 원유가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졌습니다.

저희의 원유 흐름 분석은 이를 포착했습니다. 육상 저장탱크의 재고가 계속 줄어드는 와중에도 해상 원유(oil-on-water)는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이 물량은 공교롭게도 세 곳의 주요 정유 중심지가 원유를 살 수 없었던 바로 그 시점에 시장에 도착했습니다.

중국은 자국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정유 가동량을 하루 200만 배럴 이상 줄였습니다. 중동의 정유시설들은 일부 가동을 중단한 상태였습니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의 정유시설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 세 지역의 정유 가동은 각각 수십 년 만의 최저 수준에 있었습니다. 따라서 1억5,000만 배럴의 원유가 세 명의 주요 구매자가 사라진 시장으로 쏟아져 나온 것입니다. 트레이더들은 이 물량을 받아줄 곳을 찾기 위해 원유가격을 낮췄고, 투기자들은 이 일시적인 공급 증가를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움직였습니다. 규모는 컸지만 일회성 사건이었습니다. 그 원유는 이미 갈 곳을 찾아 모두 소화 되었습니다. 그로 인한 가격 하락 압력은 이제 지나갔습니다.

셋째 — 원유시장에는 두 개의 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공급은 업스트림의 원유입니다. 수요는 최종 소비되는 정제 석유제품입니다. 그 사이에 정유가 존재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거의 언제나 이 차이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정유 가동량은 1월부터 5월까지 하루 500만 배럴 감소했고, 전문가들은 정유 가동량이 줄었다는 이유로 수요도 함께 감소했다고 선언했습니다.

왜냐하면 ‘수요’라는 것은 정유 가동량을 입력값으로 사용하는 모델을 통해 산출되는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정유 가동량을 줄이면 모델은 수요가 붕괴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실시간 지표들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석유 수요와 놀라울 정도로 밀접하게 움직이는 항공여행은 전년 대비 5% 증가했습니다.

하루 500만 배럴의 수요 붕괴가 있었다면 이는 펜데믹으로 인한 봉쇄 조치가 있었던 2021년 수준의 상황이어야 합니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반면에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정유 가동량이 하루 500만 배럴 감소했다면, 이는

석유 제품 재고가 붕괴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바로 IEA가 OECD 이외 지역에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

입니다.

가격 신호 역시 이를 확인해 줍니다. 일시적으로 쏟아져 나온 원유가 원유가격을 끌어내렸지만, 석유제품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WTI 크랙 스프레드는 배럴당 60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입니다.

최근

블룸버그 기사는 시장의 컨센서스를 잘 보여줬습니다. 재고는 “고갈됐지만 바닥난 것은 아니다”라는 것

입니다.

이는 상황이 정상화되기만 하면 우리가 그저 재고를 다시 쌓으면 된다는 의미를 내포

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걸프 지역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홍해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수개월 동안 재고 감소는 계속됩니다. 석유제품 재고는 공식적으로 보고된 것보다 거의 확실히 훨씬 낮습니다. 그리고 이를 다시 채우려면 정유사들이 엄청난 양의 원유를 구매해야 하며, 그렇게 되면 석유제품 시장의 위기가 그대로 원유시장으로 전달됩니다.

전략비축유의 가치를 이제 막 깨달은 각국 정부들도 비축유를 다시 채우기 위해 경쟁적으로 움직일 것입니다. 이는 현재 시장의 컨센서스 전망 어디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 재고 재축적 수요(restocking demand)입니다. 일시적인 원유 공급 증가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OPEC 이외 지역에서 실질적으로 유일한 공급 증가원인 미국 셰일은 갈수록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조만간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기가 없다고요? 그냥 기다려 보십시오. (JUST-WAIT) 약세 내러티브는 언제나 가격 움직임을 강화합니다. 더 이상 그렇게 할 수 없는 순간이 올 때까지는 말입니다. 1999년에 금을 살 만큼 현명했던 투자자들에게 물어보십시오.

프루팅/ 프루츠투자자문 이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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