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연준 관계자들은 6월 회의에서 올해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케빈 워시 의장이 처음으로 주재한 회의에서 많은 연준 인사들이 AI 투자 확대를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의 원인으로 지목한 것으로 의사록에 나타났다.
연방준비제도 관계자들은 지난달 회의에서 올해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반면 물가 압력이 조만간 완화된다면 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할 수 있다는 점에도 동의한 것이 수요일 공개된 회의 의사록에 나타났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정책 논의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새로운 인플레이션 요인에 점점 더 주목하고 있다. 바로 인공지능 투자 붐이다. 회의 기록에 따르면 AI 투자 확대는 중동 전쟁과 관세와 함께 물가를 높은 수준에 머물게 하고, 연준이 금리 인상 쪽으로 기울게 만들 수 있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거론됐다.
연준 관계자들은 6월 16~17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3.75% 범위로 동결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2월 이후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정책 성명에서는 향후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표현을 모두 삭제했다.
CME FED WATCH 기준 FOMC 회의별 기준금리 확률
→ 현재 시장은 올 하반기 한 차례, 내년 초 추가 한 차례의 금리 인상을 가장 높게 반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케빈 워시 의장이 처음 주재한 지난달 회의를 금리 인상 쪽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간 것으로 해석했다. 금리 전망에서 금리 인상을 예상한 위원들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회의에 참석한 18명 가운데 9명은 12월까지 최소 한 차례의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3월에는 금리 인상을 예상한 위원이 한 명도 없었다. 반면 금리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3월 12명에서 이번에는 1명으로 줄었다.
다만 가장 매파적인 인사들도 즉각적인 행동을 주장하지는 않았다.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참석자는 6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근거가 있다고 보면서도 동결을 지지했다. 이는 점도표에서 드러난 견해차가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는 '향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시각차에 가깝다는 신호로 읽힌다.
워시 의장은 별도의 금리 전망을 제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내심을 갖겠다는 신호는 전혀 보내지 않은 채 물가 안정을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하면서, 연준이 긴축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인상을 더욱 강화했다.
3주 시차를 두고 공개되는 이번 의사록은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점점 더 많은 위원이 AI 인프라 투자로 인한 강한 기업 설비투자를 물가 압력을 지속시킬 수 있는 새로운 변수로 지목했다. 의사록은
"물가 압력이 더욱 광범위해졌으며, 상당수 재화와 서비스에서 큰 폭의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고 전했다.
지난달 회의를 앞두고 가장 크게 제기됐던 우려 가운데 하나는 중동 분쟁과 그로 인해 상승한 에너지 비용이 보다 고착적인 인플레이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6월 회의 직전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을 재개하기 위한 잠정 합의가 이뤄지면서 이러한 우려는 빠르게 완화됐고, 유가는 급락했다.
연준 인사들은 이러한 안도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화요일 현재 통화정책이 적절한 위치에 있다며, 최근 4% 안팎을 기록하고 있는 연준 선호 물가지표(PCE 물가지수)가 “에너지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앞으로 수개월 동안 매달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지난주 스페인에서 연설하며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부근으로 돌아온 것은 소비자와 경제에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수요일 이란의 상선 공격에 대응해 미국이 추가 공습을 단행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이 끝났다고 선언하면서 유가 하락을 전제로 한 전망에는 다시 의문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원유 수출 거점을 장악하고 해상 봉쇄를 다시 시행하는 방안도 거론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이 안정된 상태로 유지됐더라도, 물가 압력은 다른 방향에서 커지고 있었다. 바로 AI 투자 붐이다. 연준 인사들은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파워에 대한 지출 급증을 경제가 감당하기 벅찬 수요 요인으로 지목해왔다.
여러 위원은 1년 전만 해도 관세發 물가 상승을 일회성으로 간주하고 정책 대응 없이 그냥 흘려보낼 수 있었다고 짚었다. 당시엔 고용시장이 충분히 부진해 그런 인내가 정당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고용이 더 안정된 가운데 에너지와 AI에서 새로운 비용 압력이 동시에 유입되고 있다. 따라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기다릴 경우 목표치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이 고착될 위험이 더 커졌다.
연준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세 차례 금리를 인하했다. 당시 다수의 연준 인사들은 둔화하는 노동시장이 한 번 시작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더 빠르고 자기강화적인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질 위험을 피하기 위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웃도는 기간이 다소 길어지는 것을 감수할 의향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달 동안 노동시장은 안정됐고, 물가상승률은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금리 인하를 강하게 주장했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월요일 로마에서 열린 패널 토론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하고 있기 때문에 정책을 바라보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력과 새로운 물가 압력 요인이 겹치면서 7월 28~29일 회의를 앞둔 연준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6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노동시장이 다시 과열될 위험은 낮아진 것으로 보이며, 이는 오히려 연준이 서두르지 않고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연준 관계자들은 다음 주 6월 소비자물가지표도 확인하게 된다.
연준은 딜레마에 놓여 있다. 노동시장이 뚜렷한 인플레이션 압력의 원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물가를 분명하게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관세에 이어 유가, 그리고 이제는 AI 투자 붐까지 물가 충격이 서로 겹치는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각각의 충격은 일회성 가격 상승을 일단 지켜보려는 중앙은행의 판단을 시험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충격들이 개별적으로는 일시적일 수 있어도, 연이어 누적될 경우 가계와 기업의 임금·가격 결정에 영향을 주면서 인플레이션을 더 오래 끌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들이 그저 지나가는 '일회성' 충격일 뿐인가, 아니면 경제에 근본적으로 스며들어 구조를 바꿔놓는 성격의 것인가?" 데일리 총재는 지난주 이렇게 물었다. 너무 빨리 움직이면 굳이 억누를 필요 없는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고, 너무 느리게 움직이면 인플레이션이 곪아 터질 수 있다.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게 관건"이라고 그는 말했다.
지난주 포르투갈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워시 의장은 연준의 대응 방식에 대해 시장이 더 명확한 신호를 원한다는 불만을 일축했다. 그는 지난달 회의 이후 여러 시장지표에서 나타난 변화를 근거로 들었다. 금리 변동성은 낮아졌고, 미 국채 금리는 하락했으며, 향후 1~2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다는 것이다.
워시는 이러한 흐름이 연준의 구체적인 정책 수단과 대응 방식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일정한 모호성을 유지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을 낮추겠다는 자신의 약속이 효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Fed Officials Flagged Risks That Would Warrant Higher Rates - Nick Timiraos, WSJ
FOMC 회의록 전문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