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휴전 붕괴로 이달 들어 유가 급등, 7월엔 다시 나빠질 조짐.
CPI 수치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5%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3.8%)와 전월(4.2%)을 모두 밑돌며 예상보다 양호한 결과가 나왔다.
전월 대비로는 소비자 휘발유 가격이 5월보다 크게 하락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 역시 전반적으로 거의 오르지 않아, 인플레이션 흐름이 개선됐음을 보여줬다. 문제는 유가다. 이란 휴전이 깨지면서 이달 들어 유가가 다시 반등했다. 즉 7월 지표는 6월만큼 좋은 소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RBC캐피털마켓의 마이크 리드 미국 경제 책임자는 “이처럼 완만한 인플레이션 수치가 올해 남은 기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 동월 대비상승률
회색 선: 전체 CPI
파란색 선: 근원 CPI (변동이 큰 식품과 에너지 제외)
연준에 미치는 의미
화요일 발표된 보고서는 연준 내 인플레이션 매파들이 기다려왔던 금리 인상의 근거를 제공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트레이더들은 이달 말 열리는 연준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베팅을 크게 줄였다. 물가지표 발표 전 선물시장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40%로 반영하고 있었지만, 발표 이후에는 약 17%로 낮아졌다.
미국 증시는 상승했으며, 나스닥종합지수는 0.9% 올랐다.
의회에 출석한 연준 의장
이번 달 금리 인상론은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고착되고 있다는 전제에 기반하고 있었다. 관세와 전쟁, 인공지능 투자 확대라는 여러 충격이 일시적으로 물가를 밀어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경제 전반의 물가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는 논리였다.
물론 한 달치 지표만으로 이런 논쟁에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7월에 즉시 금리를 올려야 할 명분은 약해졌다. 그동안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케빈 워시 연준 의장에게는 '지켜볼 명분'이 생긴 셈이다.
워시 의장은 화요일 의회 증언에서 6월 인플레이션이 둔화됐다고 해서 연준이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워시는 “오늘 아침 발표된 지표를 보고 임무를 완수했고 모든 것이 순조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둔화된 물가
물가 상승세는 여러 품목에 걸쳐 광범위하게 둔화됐다. 6월에는 의류, 중고차, 자동차보험, 의료서비스 가격이 5월보다 하락했다. 주거비는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전월 대비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인사이츠의 오마이르 샤리프 대표는 자동차보험, 무선 데이터 서비스, 호텔 등 세 부문의 가격 하락이 전체 월간 인플레이션율을 크게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개선이 앞으로도 반복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월 대비 하락한 물가
6월 물가는 전월 대비 실제로 하락했다. 2년 만에 처음 있는 전월 대비 하락이다.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했는데, 이는 5년여 만에 처음으로 근원물가가 오르지 않은 달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경제학자들은 디플레이션(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높은 인플레이션보다 더 위험하다고 본다. 하지만 7월 이후 다시 물가 상승세가 예상되는 만큼, 6월의 물가 하락은 12개월 상승률을 낮춰준 반가운 숨통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인플레이션의 중심에는 여전히 유가가 있다
이란 전쟁이 시작된 지 4개월 반이 지났으며, 이후 상승한 에너지 가격은 물가를 끌어올린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휘발유 가격은 전월보다 약 10% 하락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27% 높은 수준이었다.
이란에서 교전이 다시 격화되면서 7월에는 에너지 가격이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WTI 유가는 7월 들어 화요일까지 14% 올랐다.
그러나 AI와 관세도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다
유가를 제외하더라도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 위험이 지나갔다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인프라에 대한 투자 급증은 이란 분쟁이 진정되더라도 물가를 계속 끌어올릴 수 있다. 미국에서는 가정과 직장에서 AI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화요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컴퓨터 소프트웨어 및 주변기기의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17% 넘게 상승해 사상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역시 시차를 두고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계속 전가될 수 있다.
추가 지표를 기다리는 연준
연준이 어떤 금리 결정을 내리든, 화요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보다 미 상무부가 별도로 발표하는 물가지표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물가 흐름을 더 잘 반영한다고 판단하는 이 지표는 5월 전년 대비 4.1% 상승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았다.
이 지표의 6월 수치는 연준 회의가 끝난 뒤인 이달 말에야 발표된다. 다만 해당 지표는 화요일 발표된 소비자물가 자료를 상당 부분 반영해 산출되기 때문에,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CPI 보고서를 면밀히 들여다보며 흐름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Inflation Slowed to 3.5% in June, as Americans Got a Break From Gasoline Prices - Matt Gross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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