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를 두고, 우리는 한가지를 명심해야 합니다. 

작금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인류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영역의 이벤트라는 점입니다.

이는 22년 러시아 및 03년의 이라크 전쟁떄는 물론이고 70년대의 오일 쇼크 당시와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노트에서 주지했듯이, 70년대 당시의 오일 쇼크당시 실제 에너지 공급 차질을 야기한 수준을 현재와 비교하면 귀여울 만한 수준입니다.

그래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는지 IEA는 4억 배럴의 전략비축유 (SPR) 방출을 전일 발표했습니다. 이 또한 지금까지 방출된 SPR중 가장 큰 규모의 방출입니다.

다만, spr 방출이 실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해 정확히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의 에너지 장관 크리스 라이트는 전일, 빠르면 다음주부터 SPR 방출을 통해 1억 7200만 배럴을 방출하고 1년뒤에 2억 배럴을 다시 채워 넣을 것이다고 발표했습니다. (IEA의 총 4억 배럴안에 1억 7200만 배럴이 미국의 방출분: 미국이 약40% 가량을 담당)

다만 주간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보면, 역사상 실제 SPR이 가장 빠르게 방출된 ‘일간’ 방출속도는 22년 9월의 약 120만 배럴(일간),

그리고 가장 빠른 리필 속도는 약 25만 배럴(일간)이였습니다. 

즉 SPR이 채워진 소금 동굴의 구조상 전략비축유의 방출 그리고 재충전 모두 매우 점진적으로밖에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안에 2억 배럴을 다시 사들인다는 것은

그냥 현실적으로 불가한 얘기입니다.

아마도 트럼프식 화법이 주변의 행정부 인사들에게도 모두 전이된 듯 합니다. 

아마도, 크리스 라이트 장관이 얘기한 1년안에 2억 배럴을 다시 채워넣는다는 것은

실제 저장속도를 뜻하는 게 아닌 ‘계약 기준’을 뜻하는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또 하나 독자분들이 정확히 이해하셔야 될 점은, 총 방출량이 얼마가 됬던간에,

당장 다음주부터 시장에 방출되는 속도는 매우 점진적일 수 밖에 없다는점 입니다. 

(물론 하루 최소 1500만배럴 가량 공급 교란이 나는 상황에서 총 4억배럴의 비축유 방출 자체가 큰 의미가 있어 보이지도 않습니다.)

위에 언급했듯이 ‘현재 40%의 방출을 담당하는’ 미국이 역사상 SPR을 가장 빠르게 방출할 수 있었던 것은 22년 9월의 ‘일간’ 약 120만 배럴입니다.  즉, 이를 기준으로 전 세계가 일간 300만 배럴까지 당장 방출할 수 있다고 양보하여 추정하여도 이는 현재 교란받고 있는 것으로 ‘보수적'으로 추정한 일간 공급량인 1500만 배럴의 겨우 20%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로이터와 WSJ의 인용 보도들이 지적했듯이 금번 4억 배럴의 방출이 시장에 도달하는데 까진 최소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리게 된다는 점입니다.

미국으로 치면 SPR이 저장된 Bryan Mound, Big Hill, West Hackberry, Bayou Choctaw 네 곳에서 원유를 방출하여 이를 입찰 판매하고+파이프라인을 통해 배분+ 항만 슬롯+ 선박 항차 등의 시간을 따지면 당장 3월안에 실물이 인도될 가능성은 제로(0)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사실 프루츠는 이달 선물 만기일인 20일전에 대대적인 숏-스퀴즈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당장 원유가 쇼티지난 정유사들 입장에서, 원유 선물을 통해 실물인도를 받는다 하여도 당연히 이는 만기일까지 실물 인도를 받는것이 아닌 4월중 받을 실물 인도물량에 대한 약속입니다.

즉, SPR 입찰을 통해 받나 선물 매입을 통해 받나 당장 만기일 혹은 3월말안에 인도받지 못하는 것은 동일 합니다.

허나 문제는, 실제 SPR이 방출될 수 있는 ‘한계 용량’으로 인해 정유사들이 SPR 비딩(bidding)에서 낙찰 가능성이 매우 불확실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또한, SPR 방출의 경우 인도 시점이 불확실할 뿐만 아니라 각국의 정유사들이 원유를 받아가야 하는 위치의 mismatch 문제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prompt crude(당장 필요한 원유)가 크게 쇼티지난 상황에선 대부분 정유사들은 확실하게 원유 확보를 담보하기 위해 spr 대신 근월물 선물을 매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