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FOMC의 본질을 두 단어로 요약하자면- “우리는 모른다”로 압축 되겠습니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연준은 방향을 예상하는 것이 아닌 ‘조건’을 기다린다는 파월 특유의 수사만으로 전일 금융시장은 긴축 되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전일 fomc 직전 발표된 미국의 2월 생산자 물가지수는 매우 뜨거웠습니다.
전쟁 발발 이전인 2월 물가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생산자 물가는 전월비 0.7% 상승하여 예상치 대비 무려 두배 가량 높게 발표되었고, 근원 생산자 물가 또한 전월비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또한 미국의 헤드라인 ppi는 전년비 3.4%, 근원 ppi는 전년비 3.9%를 기록하며_ 수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였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는 전쟁과 무관한 전쟁 이전의 수치입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연준 위원들은 점도표에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상향하면서도 애초에 얼마나 자신들의 전망 자체가 의미없는지를 강조 하였습니다. 파월은 이러한 SEP 전망이 신뢰할 만한 것이 아님을 강조하며, 현재 연준내 위원들이 얼마나 물가와 고용 전망에 대한 확신이 없는지를 여러차례 강조 하였습니다.
전일 발표된 생산자 물가지수의 급등은 결국 관세를 통한 인플레이션이 시차를 두고 영향을 끼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도매업자들이 가격에 전가 시작)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한 유가의 급등으로 인해 향후 소비자들은 높아진 생산자 물가를 흡수 가능할지, 또한 흡수한다면 얼마나 오랜 기간 가능할지가 결국 향후 매크로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 해도 무방합니다. 관세로 인한 비용은 이제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으며,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6년차로 접어들며 연준의 목표 범위를 한참 넘어서고 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현재는 그 중에서 가장 최악이라 할 수 있는 에너지 쇼크가 발생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여전히 꽤나 나이브한 시장이 가장 크게 간과중인 게임 체인저입니다.
현재 시장은, 에너지 충격은 어차피 통화정책으로 제어가 안되기 때문에 연준 정책엔 변화가 없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과거와 다르게 미국은 에너지에 대한 의존성이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비교적 선방할 것이라는 주장도 자주 들려옵니다. 허나 현재, 주요 국가들 중 가장 시장금리가 높은 국가는 미국입니다.
각국 10년물 금리 비교
미국의 경우 주요 국가들 중 가장 시장금리가 높은 편인데 (심지어 그리스보다), 아이러니하게도 금리가 높을때 할인되야 하는 증시의 멀티플 또한 위 5개국 중 가장 높습니다.
위 다섯 국가중 미국
1위 S&P500: 3월 18일 기준 약 28배
2위 일본 TOPIX 약 25배
3위 한국 23배
4위 독일 DAX: 17-18배
5위 그리스: 약 10-12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고유가가 장기화되어도 오히려 원유 순수출국인 미국은 괜찮고 ROW 자산 가격이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을거다는 논리는 프루츠의 입장에선 매우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기본적으로 PE 멀티플 할인의 가장 중요한 잣대인 장기금리가 가장 높은 것이 미국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멀티플이 가장 높은 것은 바로 AI 주도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할인율(금리)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미국 주가에 PRICING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프루츠가 25년 내내 자주 강조해왔듯이, 미국 정부의 재정 규율 부재로 인한 화폐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여전히 AI가 야기할 ‘혁신’이 이를 상쇄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막대한 가격 프리미엄으로 주식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에너지 쇼크를 통한 비용 상승의 장기화는 (통화정책 등의 모든 조건이 동일할시) 결국 실질도 아닌 ‘명목’ 성장에 대한 프리미엄을 상쇄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리스크까지 크게 확대시키는 부작용을 야기하는 점입니다.
빨간선: 10년 국채내 PRICING되고 있는 기대-인플레이션
결국 채권 금리를 정하는 최종적인 요인은 재무부도, 트럼프도, 외인들의 수급도 아닌 인플레이션에 달려 있습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지 않고 비교적 잘 ‘고정’되어 있는 경우에 재무부는 ATI (단기채만 발행) 혹은 바이백 등의 요인을 통해 금리를 일정기간 묶어놓을 수 있습니다.
또한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지 않고 비교적 잘 고정되는 경우에는 외국 중앙은행들이 트럼프의 ‘반-강매’에 순순히 응해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미국 정부에 돈을 빌려주는 주체들이 향후 수년간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에서 8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우려하기 시작하면, 이는 재무부나 트럼프가 무슨짓을 하든 만기까지 고정된 이자만 지급하는 장기 국채를 ‘만기’까지 보유할 채권자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더욱 심각한 점은, 현재의 고유가 추세는 관세 효과가 이연되서 발생하는 시기와 동시에 발현중에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40년, 향후 10년
관련 칼럼: 지난 40년, 향후 10년 (프루츠 이선철/ 2025.09.02)
(못 읽어보신 분들은 꼭 위의 칼럼을 정독해보시기 바랍니다.)
현재 상황에서 유가와 이연된 관세 충격을 따라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것은 단순히 채권금리의 구조적 상승과 주식 멀티플의 축소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결국 빠르게 오르는 인플레이션을 상쇄할 만한 급여 인상이 불가능한 미국내 근로자들의 실질 소득은 크게 감소하게 되며, 이는 결국엔 대량 해고로 귀결됩니다. (실질 성장= 명목 성장- 인플레이션) 그리고 이러한 현상을 주도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결국 에너지 가격의 구조적 변화에서 기인하는데 결국 이러한 매크로 환경에선 경기가 둔화되도 금리는 못 내리는, 즉 그 유명한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하게 됩니다.